울란바타르.
인생 자체가 나름 시트콤이고...
그동안 몇군데 여행을 다니면서 재미있는 일이 많았지만
몇년전 몽골에서의 기억은 지금 생각해도 스릴 만점, 영화에서나 나올 듯한 경험이었다.
지금은 몽골 가는 사람들이 많아졌지만 내가 갈때만해도 몽골에 갔다왔다고 하면
주위에서 신기하게 생각할 정도였다...
우선 내가 몽골에 가게된 이유는 정말 단순하다.
심난했던 그 해...여름휴가는 꼭 편안한 곳에 가서 푹 쉬다 오리라 마음을 먹고..
당시 필리핀에서 CCTV 사업을 하고 있던 친구 쌍와에게 가기로 했다.
몇년전부터 나에게 놀러오라고 얘기했던 쌍와를 놀려주려고 출발일정을 숨기고
필리핀에서 여름휴가를 몇일 앞두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날 쌍와에게 전화가 왔다. 이메일과 메신저로만 하다가 전화가 와서
놀랐지만 어쨌든 깜짝 놀라켜 주려고 통화중에 필리핀에 간다는 얘기는 하지 않았다.
그런데 통화를 하면 할수록 이 녀석 목소리가 너무 가깝게 들리는 것이었다.
"야 근데 너 어디냐?"
"어 내가 얘기 안했구나 나 잠깐 들어왔어....지금 신사동이야.."
-_-; 여름휴가는 몇일 남지 않았고 뱅기 티켓은 예약중인데...
"어 너 그럼 언제 들어가는데?"
"아 거기 일이 잘 안풀려서...겨울쯤 들어가려고..."
-_-; 뭐냐...
갑자기 여름휴가 계획에 차질이 생긴 나는 부랴부랴 다른 휴가지를 찾기위해
여기 저기 알아봤다.
그리고 우연히 발견한 한장의 사진..
거대한 호수에 통나무집 하나....몽골에 있는 흡수굴이라는 호수였다...
"어....."
맑은물...파란하늘...그림과 같은 사진 한장에 그 곳에 꼭 가봐야겠다는 생각을 한 나는
여름 휴가지를 몽골로 정한다.
휴가전에 몽골에 대한 자료를 구하고...출발전에 몽골 가이드북을 사기로 했다.
뱅기표를 우선 끊기로 하고
항공편을 알아봤다.
그때 대한항공에서 처음으로 울란바타르 직항이 생겼는데
몽골항공과 딱 10만원 차이가 났다.
몽골항공 평을 보니.."돈 조금 보태서 안전한 국적기 타세요~" 라는 말을 보고
음..."그래 혹시 모르니 대한항공으로 끊자..."
라고 생각했는데..
하필 그날 근무하다가 노트북PC 케이블에 발이 걸리면서 대파..-_-; 수리비가 딱
9만7000원 나왔다.
"이건 몽골항공을 타라는 하늘의 계시다"라는 생각에 몽골항공을 비행기표를 끊는다..
(이 선택이 몽골여행을 송두리째 바꾸게 할줄은 몰랐다)
남은건 가이드 북인데 이게 인터넷 서점에 전혀 없는 것이다.
"뭐야...교보문고 가서 사야지..."
출발 바로 전날 교보문고에 가서 여행관련 책을 찾아보는데..그 곳에도 몽골 가이드 북은 없었다.
"여름이라서 다 나갔나?"라는 생각에 서점직원에게 물어봤다.
"몽골가이드북을 찾는데요,,," 라고 물으니..
"아 몽골은 가이드북이 원래 없어요" -_-;
"가이드북 없는 나라가 어디있어요? 베트남도 있고, 알라스카도 있는데"
"원래 없어요..."
(여기서 부터 이번 여행이 심상치 않음을 느꼈다...)
그래서 할 수 없이 론리플래닛을 찾아보니 다행히 있다..
짧은 영어지만 없는 것 같으니 구입하고...(나중에 보니 당해년도에 나온 론리플래닛도 한 5년 전 정보였다)
출발 당일날까지 일을 하고...인천공항을 통해 몽골항공에 탑승한다....
To be Continued.....
이 책 없었으면 클 날 뻔 했다.
P.S 언젠가는 써야지 하고 생각하고 있던 몽골여행기...
이번에 PC정리하면서 사진들이 나와 쓰게 됐다.
나름 편집증이 있기 때문에 당시 여행 일지를 꼼꼼이 써뒀고, 사진도 많이 찍었으며
지금 생각해도 하루 하루 절대 잊을 수 없는 일이었기 때문에...
틈나는대로 조금씩 기록을 남기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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