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P's : 눈이 오는 줄은 알고 있었는데, 이렇게 빠른 시간에 많이 내릴줄은 몰랐다.
그래서 준비를 하지 못한 사람들은 당황을...
하필 일정이 꼬이고, 연기할 수도 없어서... 서울 횡단을.. ㅠ ㅠ
차들이 빨랐는데,
눈이 오니 사람들이 더 빠르다.
혹시나 하고 차를 가져 나왔다가는 아주 힘들뻔 했다.
코로나 19에 눈까지 이렇게 내리니 사람들이 거의 없다.
오늘도 미끄럽고, 내일은 더 미끄럽겠지만..
그래도 무미건조하게 느껴졌던 풍경이... 설원으로 바뀌니 새로운 세상을 만난 것 같다.
뽀드득 뽀드득 소리를 들으면 길을 걷고 있는데...
예전에 선배에게 들었던 말이 생각났다.
"눈 내리는거 좋냐? 눈 내리는거 보고 아무 생각 없으면 인생 재미 없어진거다. 실컷 좋아해라..."라고.
예전에는 눈 내리면 그냥 좋았는데, 이제는 눈내리면 좋기도 하면서, 차 막힐 것도 생각나니..
아예 아무 생각이 나지는 않는 것 같아서 다행...
LG 건물을 지나는데, 어제 뉴스에서 봤던 LG 청소 노동자 농성 천막이 보였다.
벌써 85일차.
LG전자 구광모 회장이 신년 인사로 '상생해야 혁신한다' 라고 했다는데.
바로 옆에 있는 이 청소 노동자 농성은 상생하고 관계 없는가보다.
이 청소노동자 분들은 LG 때문에 먹고 산다고 다 LG전자 가전제품 쓰실텐데.
이런 문제부터 해결해주시길..
후다닥 일정을 처리하고....
돌아오는데도 고생을 했다.
아마 차를 타고 왔으면 더 힘들었을 듯...
그렇게 씽씽 달리던 차들이 가만히 있으니.. 좀 이상했다.
생각해보면 차들이 달리지 않는 거리를 본 적은 거의 없는 것 같다.
눈이 와서 다른 소리도 더 안들리고...
공원은 그야말로 아무도 손대지 않은 설경들이 곳곳에 있었다.
정자에서 주무시던 홈리스 아저씨, 길고양이들은 잘 피했을까? 라는 생각도 들고...
매번 그냥 지나치던 세종대왕도 뭔가 기품이 있어 보인다.
길을 지나는데 쓱싹, 쓱싹.....
각 빌딩에 있던 경비 아저씨들은 눈을 치우느라 바닥을 긁는 소리가 난다.
아..눈 치우는거 정말 힘든데....
고생이 많으시다.
그 반대편에는 차에서 내려서 눈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사람들.....
완전히 상반된 모습들이 보인다.
집으로 오는 길에도 차들은 그대로 서 있었고, 오르막길에는 차가 올라가지 못해서 엔진 소리만 신경질적으로 내고 있었다.
아예 차를 두고 가는 사람들도 있고, 못 간다고 했는데, 기어이 차를 가지고 오르막길을 가다가 멈춰버린 차들...
그러는 와중에 배달 오토바이들은 계속 돌아다니고,
환경미화원 아저씨들은 폭설도 대수롭지 않은 듯... 쓰레기 봉투를 정리한다.
평범한 날이었지만, 눈이 오니...뭔가 다 새롭게 보인 날..
유키즈 온더 블럭에서 본 환경미화원 시인분이 생각이 나서
수고하십니다. 한마디 하려고 했는데, 미끄러운 눈길을 빠르게 지나가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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