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P's : 예전에는 비디오 가게에 신작이 나오기만을 오매불망 기다리다가
남들보다 먼저 보고 바로 반납해서 대여료의 일부를 할인 받는 것이 그렇게 좋았는데
이제는 그렇게 줄 설 필요도 없고, 신작을 기다리는 즐거움이 줄어들었다.
매주 나오는 으뜸과 버금 주간잡지에 나오는 신작 소개, 소감을 보는 것도 재미있었는데
너무 많은 드라마, 영화가 넷플릭스, 디즈니 플러스, 웨이브, 티빙, 애플TV+, 왓챠에 쏟아지니
24시간을 써도 모자랄 정도.
그렇게 되니 음식으로 소화불량이 걸리는 것처럼 콘텐츠로도 소화불량이 걸리는 것 같다.
재생하고 얼마 안되서 바로 다른 콘텐츠로 넘어가거나 아니면 빨리 감기로 보게 되는..
하지만 반대로 너무 많은 콘텐츠들이 차별화되지 않고 나오다보니
대부분 어디에서 본 듯한 장면, 들어본 이야기들도 많아서 소화를 시키기 버겁기도 하다.
최근에 본 넷플릭스 드라마 택배기사도 그런 느낌이었다.
기대를 하고 봤는데 영화 매드맥스와 게임 데스 스트랜딩 + @를 혼합한 것 같았다.
택배기사를 보기 바로 전에 데스트랜딩을 다시 시작해서 그런지
더 비슷하게 느껴졌다.
가장 잘 못한 것은 '택배기사'라는 제목인 것 같다.
세기말 가상의 세계에 영웅과 같은 느낌으로 '택배기사'라는 단어를 썼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렇게 했다면 좀 더 설정을 다듬었어야 할 것 같다.
그 시대의 택배기사는 그런 대단한 사람일지 몰라도
그 단어를 듣는 순간 떠오르는 것은 현실의 택배기사다.
해외 배급용으로 제목을 Black Knight로 한 것을 보면 아예 한국 제목도 다른 것으로 바꿔야 했을 것 같음.
(검색하면 택배기사와도 너무 겹친다. 이건 기획의 실패다)
사실 완전히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기는 어려운 것이라 비슷한 것은 어쩔 수 없지만
어떻게 독자적인 분위기를 만들어 가야 하는지
인물, 연기, 연출, 세트 등 여러 가지 요소들이 완성도 있게 잘 어울어져야 하는데
잘 안어울리다보니 현실감이 떨어진다.
세기말이라는 그 세상에 몰입하게 되는 것이 아니라 과장되고 개연성 없는 부분이 소화불량을 만든다.
생사를 건 싸움에도 힘들어하지 않는 주인공, 땀도 안흘리고
숍에서 바로 관리 받고 나온 듯한 머리..
-_-;
추천 : ★★☆☆☆ 특수촬영물 같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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