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하녀에 대한 궁금증...
하녀에 대한 이야기가 다량 포함되어 있으니 내용을 알고 싶지 않은 분은 백 스페이스를 눌러주시길..
내가 가진 하녀의 기억은 어릴때 봤던...무서운 영화다.
기억은 잘 안나지만 무서운 화면, 음악 등은 제대로 TV를 보지 못하게 했던 전설의고향과도 같은 느낌이다.
어릴때 봤던 다른 영화들처럼 하녀의 내용도 내 복잡한 머릿속에서 다른 영화와...기억과 합쳐져
어떤 것이 내가 본 하녀이고, 어떤 것이 내가 생각한 하녀인지 구분이 안갈 정도로 바뀌어 버렸다.
그리고 2010년 하녀가 나온다고 했을 때부터 보고 싶었다.
알수없는 호기심 때문에
일단 전도연님이 나오신다니 바로 봐야했다.
1997년 약속 이후로...약한 여배우 부문을 꽉 채워주고 계시는...
1960년 원작 이후 50년 뒤의 하녀는...화면이 예뻤다.
멋진 배우들, 집,장소,..
이런 곳이 우리나라에 있는가? 하는 정도로...
배우들과 스텝들이 많이 신경을 썼구나 생각이 들었다.
1960년 원작이 너무 잘만들어졌기 때문일까?
영화를 보고나서 소름이 돋거나 그러지는 않았다.
우선 2010 하녀와 1960 하녀는 시대상의 차이가 있지만 줄거리는 비슷하다.
집으로 들어온 하녀와 집주인이 눈이 맞아서 문제가 생기는...
하지만 상황설정이나 풀어내는 방법이 너무나 다르다.
우선 원작은 등장인물간의 관계가 좀 더 복잡하다.
하녀 집주인, 안주인, 그리고 주변 인물들의 상황설정이 나름 복잡해서 '맞아 나도 그럴 수 있겠다' 라는 생각이 든다.
누가 등장할때마다 그들의 고민이 전해진다.
반면 2010년판은..전도연님과 윤여정님의 고민 밖에 보이지 않는다.
다른 극중인물들은 큰 고민이 없을 것 같다. 집주인의 재력을 부풀려서인지...돈으로 금방 해결될 수 있을 것 같다.
특히 중간에 등장하는 장모님께서는 너무 젋은 이미지라서 이정재님의 장모님 보다는 누님처럼 보인다.
등장하고 한참 뒤에야 장모님인줄알았다. 뭐 이런 방식이라도 박지영님 얼굴을 볼 수있다는 것이 좋았지만.
1960 원작에서는 이층집의 계단이 중요한 역할을 했지만 2010작에는 집이 워낙커서 다른 것을 구경하느라 계단은 잘 눈에 들어오지 않고
샹델리에만 보인다. 물론 나중에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샹델리에는 '불안함'을 암시하기보다는
'저걸 달려면 집이 얼마나 커야하나?'라는 생각이 나게 만든다.
1960 원작에서 계단이 보여주는 상징성이 훨씬 돋보인다.
그럼 원작으로 돌아가보자...
흑백필름으로 바뀌었고, 집은 2층집...크기도 2010작의 거실에 집이 통채로 들어갈만한 크기다.
하녀 원작은 고 김기영 감독님 작품으로
1960년 하녀 로 개봉된다.
이후 김기영 감독은
1971년 화녀
1972년 충녀
1982년 화녀 82 자그만치 4작품을 같은 내용으로 다시 만든다.
등장인물이나 세부적인 사항은 변동이 있지만
하녀와 집주인, 안주인의 대립관계 주요 줄거리는 같다.
1960 하녀가 2010 하녀와 가장 다른 점은...
흑백이다.. ㅠ ㅠ
영화 처음 시작때 등장하는 손은 뒤에 다른 작품에도 나온다.
무언가 쥐고 싶었지만 그렇지 못하는
영화는 한 가족의 거실에서 시작된다.
집주인은 하녀와 관련된 신문기사를 읽고...
아이들은 실뜨개를 하고 있다.
이 장면은 나중에 한번 더 나온다.
지금 봐도 익숙한 이름들이 보인다.
그리고 국가대표 영화배우이신 안성기님도..
왼쪽에 실뜨개 하고 계심...
이 실뜨개는 앞으로 있을 복잡한 상황에 대한 암시일까..
엄앵란님의 젊은 시절...
공장에서 일하는 여공으로등장한다.
1960년대 공장의 여공들 패션이 지금봐도 대단하다.
김기영 감독의 감각을 할 수 있게 해준다.
집주인은 음악선생님으로 공원들의 취미활동 시간에 노래를 가르쳐 준다.
그리고 여공들의 핑크핏 공세에 시달리는..
하지만 집주인은 가정에 충실한 사람이다. (이런 설정이 더 극적이며, 현실감을 느끼는 상황을 만든다)
여공에게 팬레터를 받지만 바로 주임에게 일러버리는 모범 아빠다.
그리고 그 여공은 회사에서 떠나고..(처음에는 이 분이 주인공인줄 안다. 하녀는 언제 나오는 것인가?)
집주인(김재규님, 음악선생 동식역)은 부지런히 돈을 모아서 이층집을 만들고,
피아노를 새로 구입해서 돈이 필요한 평범한 가장이다.
이렇게 이층집을 짓고 있는데
처음 등장하는 이 계단은 앞으로 있을 불행을 암시한다.
하녀를 부탁하고 피아노를 배우고 싶으면 집에서 개인교습을 하라고 하는 집주인...
그리고 개인교습을 받는 엄앵란님...
새집에는 쥐가 산다.
당연한 일이지만 이 쥐가 사는 것과 쥐를 잡기 위해 쥐약을 쓰는 것은 뒤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쥐에 놀라는 일이 있은 집주인은 엄앵란님에게 여공 중 하녀를 구해달라고 한다.
안주인은 세번쨰 아이를 임신중...
엄앵란은 여공 중 음악선생집에서 일을 할만한 사람을 찾는다.
드디어 하녀 등장...
담배를 피우며 톡톡튀는..
엄앵란은 이 여공을 소개할 때 '좀 바보지만 일은 맡아서 잘 할꺼예요'라고 말한다.
다시 등장하는 쥐약...
이 쥐약은 후반부 이야기를
풀어나가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안성기님의 연기는 이 때부터였다. '라이스 카레'를 '카레 라이스'가 아닌 '라이스카레'
어머니에게 배달하는 중.
하녀를 소개하는 엄앵란님..
집안에 오자마자 곳곳을 둘러보고 있다.
쥐약 발견..그리고 쥐 발견...
하지만
그녀는 강했다. 바로 손으로 잡은....
집에 머물면서 집안일을 돌와주지만...
하녀는 자신도 집주인에게 피아노를 배우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리고 피아노, 집주인 집안의 모든 것을 자기 것으로 만들고 싶어한다.
고달픈 하루는 담배 한대로....
우리집에서는 금연이야!! 라고 말하는 집주인 앞에서..
저도 피아노를 알려주세요 라고 당돌하게 말하는....하녀..
중간 중간 아슬 아슬한 상황이 계속 벌어진다.
그 와중에 집주인은 처음 러브레터를 보냈던 여공이 죽었다는 소식을 접하게 된다.
함께 장례식에 다녀온 엄앵란님은 계속 개인교습을 받는다.
하지만
집주인을 좋아했던 것은 죽은 친구 뿐만 아니라 엄앵란님...
안주인이 아기를 낳으러 친정에 간 사이 적극적으로 음악선생님을 공략한다.
엄앵란님을 돌려보내지만 이 사실을 목격한 하녀는 비밀을 통해 자신이 원하는 것을 요구한다.
담배...-_-;
담배를 가지고 추격신..
하녀는 피아노와 더 한 것을 요구한다.
자신이 갖고 싶은 것...
집안의 모든 것..
심리묘사, 연기 모두 지금 봐도 어색하지 않다.
그리고 하녀는 집주인을 유혹한다.
하녀의 눈동자 움직임...연기가 일품이다.
아마 이장면에서 극장에서 모두들 놀랐을 것...
1960년에 이 장면은 파격적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전혀 노출이 없는데도 분위기는 충분히 전달하고 있다.
그래서 더 대단하다
마지막 공격...얼짱각도...
그리고 두 사람은 선을 넘는다.
비오는날 나무에 벼락이 맞는다. 앞으로 상황변화에 대한 암시.
이후 하녀는 '난 더이상 처녀가 아니란 말이예요'로 집주인을 압박한다.
그리고 자신이 임신했음을 깨닫고...
어떻게 할 것인지 집주인에게 물어본다.
결국 견디지 못한 집주인은 안주인에게 고백을 하고.. 용서를 구한다.
안주인은 집안의 행복을 위해 하녀에게 낙태를 권하고
집안을 위해 아이를 단념하라고 한다.
하지만 이런 행동이 오히려 불행을 키운다.
하녀는 계단에서 몸을 던져 낙태를 한다.
하지만 이제부터 상황은 더 악화된다.
처녀가 아닌것.. 낙태를 하게 만든 것 두 가지가 복합돼
집주인과 안주인을 꼼짝 못하게 만들 수 있는 이유가 생긴 것이다.
하녀는 자신의 모든 것을 앗아간 집주인과 안주인에게 한을 품게 된다.
그리고 한은 바로 표출된다.
자신의 아이가 죽었으니 안주인 아이들도 죽어야 한다는 것....
여기서 집안에 사는 사람들은 수 많은 고민을 하게 된다.
특히 집주인인 동식은 자신이 원죄를 저질렀기 때문에
하녀의 이후 행동에 대해 제대로 대응할 수 없는 무력한 가장으로 변한다.
대출금과 피아노 값을 갚아야하는...
그는 누군가를 부러워 한다.,
바로
재력으로 해결할 수 있는 50년 뒤의 집주인을..
원작의 집주인은 평범한 가장이 가지고 있는 고민과 자신이 저지른 잘못 양쪽에서 고민을 하지만
2010 집주인은 '걱정 없이 산다'
이게 원작과 가장 큰 차이 중 하나다.
이후에는 거의 스릴러로 분위기가 바뀐다.
쥐약을 넣은 물, 밥을 서로에게 먹이려고 하며, 증오하는 사람들이 한집에 살아가는 상황이 벌어진다.
집주인은 하루 하루 살아가기 버거운 평범한 가장이다.
하녀의 한은 안성기님을 계단에서 떨어져 죽게 만든다.
집안이 더 파탄나는 것을 막기 위해 안주인은 하녀에게 뭐든지 해준다고 한다.
하녀가 원하는 것은...
바로 애기 아빠.
오늘부터 밤에는 내 방에 와서 주무세요.라고...
하지만 갈등은 끊이지 않고 결국..최악으로 치닫는다.
마지막 장면....
지금봐도 어떻게 이렇게 만들 수 있을까? 전율이 느껴진다.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의 '사이코' 원작이 뒤에 나온 리메이크작보다 훨씬 충격적인 것처럼...
하녀의경우에도 1960년작이 등장인물간 설정, 연기, 한계 상황은 허술함을 찾아볼 수 없다.
11년 뒤 출시된 화녀도 내용이 거의 비슷하다.
아 그리운 이 화면....
화녀..
윤여정씨가 원작의 하녀 역을 했다고 많이 나와 있는데 화녀는 하녀가 나온지 11년 뒤에 나온 잠품이다.
상황 설정은 조금 다르다 처음 시작은 한 집안에서 벌어진 살인사건을 조사하는 것으로 시작..
일자리를 구하러 서울로 가는 이 분들. 속눈썹 참 길다.
하녀로 오신 이분..
역시 쥐를 무서워 하지 않고...
당돌함을 가지고 있다.
그녀는 집안일을 잘하는 것을 인정받아 40년 뒤....
캡틴 하녀가 되신다.. ㅠ ㅠ
원작의 하녀로 나오신 윤여정님은 2010 하녀에도 출연하신다. 전도연님 상사로...
전체 내용은 비슷하다.
하녀는 처음에는 집에서 일하면서 여러가지 상황을 겪는다.
집주인 역 남궁원님은 음악선생님으로 가수들에게 노래를제공한다. 그리고 여자 가수 지망생들은 남궁원님을...추종하고..
술에 취한 집주인은 안주인이 아기를 낳으러 친정에 간 사이 하녀와 밤을 지세운다.
술이 웬수다... ㅠ ㅠ
남궁원님도. 이전 김재규님이 한 고민을 똑같이 한다.
윤여정님 '여보'
남궁원 '너 미쳤니?'
잘못을 했지만 정말 저 상황이라면 미칠 수도 있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이분들 연기가 대단하시다.
다시 돌아온 안주인...
하녀의 임신과 더 복잡해지는 상황은 원작과 같다.
살인청부업자 등 다른 등장인물도 나오는데...
큰 내용은 같다. 1971년에 이 작품이 등장했었을 때도 아마 당시이 영화는 파격적이었을 것이다.
흠...양계장이 나오는 것은 의도적이었을까?
하지만 하녀 시리즈를 보면서 내 궁금증은 더 커져갔다..
왜 일까?
그리고 그 궁금증은 나를 잠들지 못하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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