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님 빽이 좋긴 하다. 아래에서 사장님께서 음주가무를 즐기시는 동안.
나는 넓은 방에 누워 있었다. 다닥 다닥 붙어 자던 시즌방을 생각하면 궁궐이다.
잠시 뒤에 문을 열고 열혈보더 겸 왁싱장인이 내방 하셨다.
내 애마를 보더니 바로 왁싱을 해야겠다는 열혈보더.. 예리하게 녹이 난 곳을 짚어주신다.
그리고 차안에서 뭔가 잔뜩 들고 오셨다.
이 감귤 박스는 감귤이 아니라 장비? 가 들어있다.
장비 가방 하나 더...
하판 상태 점검...
우선 녹이 난 부분을 갈아낸다.
왁스를 떨어뜨린 뒤에 다리미로 왁스를 녹인다.
'다리미도 가지고 다녀?'
'응 그냥 전용으로...'
촛농같은 왁스 조각을 보드 판 위에 놓고...
열심히 녹인다.....
이렇게 골고루.....
보기 보다 힘이 꽤 든다..
열혈 보더 겸 왁싱 장인....
손이 얼마나 빠르시던지...
장인의 숨결이 느껴진다.
학교 다닐 때 읽었던 '독 짓는 노인'이 생각났다.
아마 황순원 선생님도 우연히 힘들게 만드신 독을 받으시고 그런 소설을 쓰신 것이 아닐까.
그래서 나는 나중에 '왁싱하는 노인'을 꼭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장인은 역시 마무리가 생명..
그냥 이것만 하는 줄 알았는데..
이렇게 왁싱도 베껴낸다.
이게 끝이 아니다. 솔질까지..
이게 초벌이라고 한다. 원래는 다 벗겨내고 제대로 해야 한다고 하는데..
그러다간 보드 못탈 뻔 했다.
물 방울을 떨어뜨려 보니..송글 송글 잘 맺힌다.
눈위에서 한결 잘 나갔다.
급하게 떠나시는 왁싱 장인...
새벽 4시까지 나랑 보드 타다가...6시에 일어나서 다시 용평으로 가신 그분...열혈 보더 겸 왁싱 장인께 이 자리를 빌어 캄사를..
오늘도 기분이 좋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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