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P's : 유시민씨를 직접 본 것은 노무현 대통령의 장례식에서였다. 다른 사람들과 함께 상주처럼 빈소를 지켰고 깡마른 몸이었지만 눈빛만은 강렬했던 것이 기억이 난다.
그 옆에는 문성근씨와 명계남씨가 있었는데, 명계남씨가 아이처럼 우는 모습이 아직도 머릿 속에 남아있다.
나이 든 성인이 저렇게 울 수 있을까? 할 정도로 슬픔을 감당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이후 유시민씨는 국회의원과 도지사에 도전하지만 당선되지 못하고, 정치에 조금 머물다가 글쓰는 일로 돌아간다. 이 책은 그가 다시 글쓰는 이로 돌아가고 나서 처음 쓴 책이다.
이야기가 마구 섞여 있어 정돈이 안된 느낌이지만 유시민씨에게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막연히 삶에 대해서 고민을 해본 사람이라면 한번 읽어봐도 좋을만한 내용이다.
중간 중간 결국 유시민씨가 쓰고 싶었던 것은 사람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던 진실이었던 것 같다. 정치를 떠났다고 하지만 그의 글은 아쉬움으로 가득했다.
작가로서의 삶을 선택한다고 했을 때, 확언을 하지 말았으면 했다. 언제나 다시 돌아올 수 있도록.
유시민씨를 좋아하는 사람도 싫어하는 사람도 있지만. 나는 일을 어떻게든 해보려고 하는 분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그것만으로 충분 아니 넘치는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본 국회의원들의 상당수는 어떻게 저 자리에 올랐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부실한 분들이었다. (물론 제대로 하는 분들도 계시다)
정치인들의 이미지는 미디어와 여러가지 꾸밈을 통해서 만들어지기 때문에 제대로 파악하기가 어렵다.
하지만 직접 정치가를 만나서 그가 하는 이야기, 말투, 표정을 보면 그가 어떤 사람인지 어느정도 알 수 있다.
이건 직접 보는 것과 TV를 통해 편집된 화면을 보는 것 완전히 다른 차원의 얘기다.
그렇기 때문에 만약 관심이 있는 정치인이 있다면 꼭 가까이 가서 직접 보았으면 한다. 그 사람의 기운과 실체는 눈으로 구분할 수 있다.
당과 상관없이 어느정도 업무 능력, 분석력을 가진 사람들이 정치를 했으면 좋겠다. 내가 만나 본 정치인들의 전체적인 수준은 세금이 너무 너무 아까워서 화가 날 정도였다.
추천 : ★★★☆☆ 정답은 역시 제 정신을 차리고 살아야 한다는...
yes24
http://www.yes24.com/24/goods/8491738?scode=032&OzSrank=1
p72
시간이 더는 지천으로 남아돌지 않았다. 삶이 무겁게 다가와, 오래 잊고 지냈던 질문을 다시 던졌다. 왜 사느냐? 남은 삶을 어떻게 살려 하느냐?
p75
그러나 김지하, 김동길 같은 노지식인이나 한광옥, 한화갑 같은 노정치인들에 대해서는 달리 생각한다. 그분들이 젊은 시절과 다르게 말하고 행동하는 것은 의도된 변신이 아니다. 이미 생각이 달라졌고, 그 달라진 생각이 뒤늦게 말과 행동으로 나타났을 뿐이다. 그분들을 변절자라고 비난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그것은 변절이 아니라 변화일 뿐이다. 솔직하게 그 나이가 되면 나도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p76
나이가 너무 들면 남의 삶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일과 자리는 피하는 게 현명하다.
나이가 든 후에도 철학적 문화적 정체성을 유지 발전시킨 예외적 인물들은 공통점이 있다. 권위를 내세우지 않고 젊은 사람들과 수평적으로 대화한다는 것이다.
이런 분들은 나이가 많이 들어도 변함없이 개방적으로 생각하며 유연하게 행동한다. 나도 그렇게 품위 있게 나이를 먹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p200
놀이는 사람을 가깝게 만들어준다.
p224
홍사중 선생은 밉게 늙는 사람들의 특징을 이렇게 정리했다.
1 평소 잘난 체 있는 체 아는 체를 하면서 거드름 부리기를 잘 한다
2 없는 체 한다
3 우는 소리, 넋두리를 잘 한다
4 마음이 옹졸하여 너그럽지 못하고 쉽게 화를 낸다
5 다른 사람은 안중에도 없는 안하무인격으로 행동한다
6 남의 말을 안 듣고 자기 이야기만 늘어놓는다
반대로
1 잘난 체 있는 체 아는 체 하지 않고 겸손하게 처신한다
2 없어도 없는 티를 내지 않는다
3 힘든 일이 있어도 의연하게 대처한다
4 매사에 넓은 마음으로 너그럽게 임하며 웬만한 일에는 화를 내지 않는다
p 299
부모님은 생물학적 유전자 뿐만 아니라 문화 유전자도 물려주셨다.
아버지는 아이들을 억압하지 않았다.
어떤 전공이나 직업을 강요 하지도 않았다.
딸과 아들을 차별하지 않았다.
집에서 신문과 어린이 잡지를 정기 구독했고 학교 도서관에서 끊임없이 책을 가져다주었다.
돈이 부족했지만 자식들 보는 데서 돈 타령이나 돈 걱정을 하지 않았다.
아무 하는 일 없이 시간을 보내는 적이 없었다.
누구에 대해서도 아이들 듣는 데서 비난이나 욕설을 한 적이 없었다.
어린 시절 사기열전이나 삼국유사에 등장하는 흥미로운 이야기를 밥상머리에서 듣지 않았다면 내가 역사에 그렇게 큰 관심을 갖지는 않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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