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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etro/한밤의 간식 ♪~♬

[BP/맛집/이태원/고기] 오래간만이 친구들과 무제한 고기집...코파카바나 그릴

by bass007 2012. 8. 9.



BP's : 학교 다닐 때 이태원은 살짝 무서운 동네라서 저녁에 가기 쉽지 않았는데, 이제는 밤에 가야하는 동네가 되어 버렸다. 항상 민소매티를 입은 문신 투성이 미군들과 미군헌병들이 몰려 다니는 곳이었고, 9시만 되어도 사람이 안다녔다. 특히 영화 이태원 살인사건의 모티브가 됐던 사건도 당시 벌어진 일이라 이태원은 쉽게 가기 어려운 곳이었다. 하지만 녹사평을 중심으로 국가별 식당들이 생기고 경리단과 한강진역까지 멋진 식당과 카페들이 늘어나면서 새로운 거리가 됐다. 오죽하면 이태원 프리덤이라는 노래까지 나왔으니.

오늘은 갑자기 삥이 밥을 산다고 해서 나오라고 해서 급조된 모임. 중학교와 고등학교를 같이 다닌 우리는 알 것, 몰라야 할 것 다아는 사이이기 때문에...매번 펑크 내는 삥의 얘기를 믿지 못하지만. 이 녀석 특이하게 항상 밥을 산다고 하는 약속은 지킨다. 오늘은 식당까지 정해놓고 오라고 해서 이쪽 저쪽에서 아이들이 모였다.

삥과의 악연을 얘기하자면 끝이 없는데 중학교 입학식 때부터 짜여진 우리들은 매일 탁구치고 야구하고, 말뚝박기를 하며 놀았다. 성격은 전부 아주 다른데 영화를 좋아하는 취미가 같았기 때문에 중간고사와 기말고사가 끝나는 날에는 항상 종로에 나가서 영화를 보고, 주말에는 동네 극장에서 동시상영 영화를 봤다.
친구들 중에 삥은 그야말로 어른아이였는데 덩치는 일반 아이들의 2배 였음에도.(설마 그게 다 컸던 것일 줄이야) 희안한 일들을 지속적으로 만드는 말썽꾸러기 였다.(물론 나도 한 몫했지만)

기억이 나는 것은 새로산 주머니 칼을 시험해 본다고 교실의 전선을 끊다가 학교 건물 전체를 정전으로 만든 것, 무면허로 아버지 차를 끌고 나갔다가 유치장에 갖힌 것, 30살 넘어서 입대해서 지병 때문에 병원에서 대부분 군생활을 보낸 것(본인은 아주 심각한 병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우리는 간단히 '시간과 때를 가리지 않는 설사'로 이해하고 있다), 선교하는 아버지를 따라서 파라과이에 갔다가 인디언들과 보름간 지내다가 추장의 사위가 될 뻔한 것 등 나 못지 않은 시트콤 인생을 살아왔다. 제대를 해서는 맛 컬럼리스트, 동화작가, 소설가, 국회의원 선거운동 본부장 등 직업을 아르바이트 처럼 갈아치우더니 이제는 죽전에서 미술학원을 하고 있다.
아이러니하게 삥은 독실한 크리스천인데, 아마 나와 내 친구들 마음 속 깊숙히 종교에 대한 불신을 만든 것이 이 녀석 때문인 것 같기도 하다.

상호 : 코파카바나 그릴
주소 :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119-9 민생빌딩 1층, 2층
전화 : 02-796-1660
추천 : ★★★☆☆
재방 : 밥 많이 먹는 친구에게 밥 사야 할 때(떠오르는 분들 몇 분 계심 ㅋㅋ ). 무진장 고기가 먹고 싶을 때. 고기 질이 괜찮다. 의외로 딱 하나 주는 스테이크보다 다른 고기들이 맛있고, 그 중에서 안창살 추천.
위치 :




이태원은 재미있는 동네다. 하지만 나와는 맞지 않는 동네다. 특히 이태원 + 나 + 카메라는 외국인 관광객으로 딱 오인 받기 쉬운 조합이다. -_-;
친구들에게 짝퉁시계와 가방을 권하던 호객꾼들이
나에게 친절히 "t-shirt and souvenir"를 권했던 대학시절이 여전히 내 기억 속에 남아있다.


해밀턴 호텔 앞은 이태원의 중심가...그래도 여기 오면 항상 저 버거킹 자리를 보게 된다.


모굴 쪽으로 이동...


여기 가본지도 꽤 됐군.....


요즘 뜬다는 디스트릭트....조만간 방문 예정...


여기 이런 곳이 있는 줄 몰랐네...코파카바나 그릴 도착....이태원이 주는 이국적인 느낌은 굳이 해외여행 갈 필요가 없게 만들어 준다.


1층 노천.....이 더운날에도 노천을 고집하는 분들이 계시다니...참....존경스럽다.


먼저 와서 기다리고 있는 삥....이 두 분....갈수록 더 만화주인공 스러워진다. 그래서 좋다. ㅋㅋ


메뉴는 7가지.....양은 먹을 수 있는만큼 !!!


내부는 샐러드바가 있는데....삥 말로는 샐러드바에는 양파 하나 먹을만하다고....


메뉴판도 있긴 하다. 삥이 계산했기 때문에 가격은 잘 모르겠는데..1인당 3만원 정도 였음.


앉자마자 돌아다니시는 분들이 고기를 권해주신다.

뭘 이런걸 다.... 우선 삼겹살부터....간접구이라 육즙은 차있고 기름은 쫙 빠진 것이 특징...음...마음에 든다.


이날 가장 많은 호응을 받았던 안창살....고기 좀 먹을 줄 아는 삥이 이것만 먹으면 된다고 지시....


Wow....괜찮은 걸...다른 고기뷔페와는 비교가 안된다.


스파클링 와인 추가...


이 스테이크는 1인당 하나씩만 나오는데....보통이었다. 사실 다른 고기들이 훨씬 맛있어서


이렇게 자르는 것을 옆에서 보는 것도 재미있다. 안심....


안은 이렇다. 고기를 자를 때 고기를 집게로 잡아주는 센스가 필요


늦에 오는 아이들 호출.....


소세지도 맛있네.....캠핑에서 먹는 그 맛이다.


샐러드 바는 이런 식...야채가 좀 더 많았으면 좋겠는데....


오래간만이야 여러분.....


이건 꼭 엽총 탄환 같은 걸..


이 녀석은 먹는 것을 너무 예술적으로 좋아한다. 그렇다고 다 먹는 것은 아니고 나름대로 기준이 확실하신 분.....시장에서 순대국을 같이 먹어도, 호텔 바에서 위스키를 같이 먹어도 좋은 내친구....


여기 파인애플을 시나몬에 버무린 것을 권해주는데 이걸 먹으면 더 이상 고기는 먹을 수 없다. 참고... 


이거 정말 맛있다 :) 다음에는 파인애플 구울 때 시나몬을 곁들여 봐야겠다.


걸걸한 목소리의 여장남자분들이 많으셔서 깜짝 놀랐음. 여긴 이태원이구나...


여전히 항상 티격태격이지만....이 녀석들 여전히 같이 있어줘서 고맙다.

좋은글, 좋은말, 좋은 생각, 좋은 풍경, 좋은 음악.....
12시간의 잔상효과

오늘도 기분이 좋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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