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P's : 춘천에 돌아다니다보면 유독 손흥민 선수의 그림, 사진들이 많이 보인다.
춘천이 축구를 좋아하나?라고 생각했는데
알고보니 손흥민 선수가 춘천 출신이다. 황희찬 선수도 춘천 출신인 것도 독특하다.
춘천은 여러모로 마음에 드는 군...(김진태 빼고)
춘천에는 아주 오래된 식당들이 많은데
그 중에 오래된 경양식집이 있어서 방문.
원래는 계획에 없었던 곳인데...
입맛이 까다로우신 분께서 지나다가 간판에서 영험한 기운을 느끼시고 방문하게 됐다. (조만간 작두 타실 것 같음)
지금은 경양식집들은 거의 사라지고 일본식 돈까스 또는 기사식당 형태가 많은데..
여기는 정말 경양식집이다.
들어가서 오래된 책상, 의자, 메뉴판.. 심지어는 접객하시는 분의 모습을 보고..
한 30년 전으로 돌아간지 알았다.
내가 어릴적 처음 가본 명동의 경양식집 판도라, 챔피언...에 다시 간 느낌.
그 느낌이 너무 좋았다.
만약 맛집으로만 이 가게에 간다면 지금과 다른 모습에 불편한 부분이 있을 수도 있다.
가격도 춘천치고 만만치 않다.
하지만 스프와 돈까스를 먹어보고...
내 심금이 울렸다.
이런 가게가 있어줘서 너무 고마웠다.
단순히 음식을 먹는 재미가 아니라.. 잊혀졌던 생각이 떠오르는.... 그런 느낌.
아마 그런 경험을 하지 않았고, 그런 감정을 느끼지 못한다면 이렇게 감동적이지는 않았을 것 같다.
그 어린시절 명동으로 돈까스를 사주기 위해 바쁜 시간을 쪼개서 데리고 갔던
부모님을 모시고 오고 싶은 곳..
상호 | 함지 레스토랑 |
주소 | 강원 춘천시 중앙로 101 2층 |
전화 | 033-254-5221 |
추천 | ★★★★☆ |
재방 | OK |
영업시간 | 11:30 - 21:30 / 일요일 휴무 |
주차 | 어려움 |
다음 플레이스 | 3.4 / 5 |
네이버 플레이스 | 4.39 / 5 |
구글맵 | 4.3 / 5 |
2층에 있다. 간판은 잘 봐야 한다.
이런 간판을 보고 기운을 느끼신 입맛이 까다로우신 분도 참 대단하다.
원래 나는 탐탁지 않았다.
이런 지방의 식당들에 갔다가 추억이 아닌... 실망을 경험한 경우가 많아서..
입구 옆에 피규어 점이 있다.
84태권V가 있었다.
어릴 때 얼마나 갖고 싶었던지...
2층으로 입장.
내부는 오래된 느낌인데
엄청나게 깔끔하다.
어떻게 이런 모습을 유지할 수 있는지...
포크를 냅킨으로 접었다.
메뉴판.. 아마도 레스토랑의 탄생과 같이 하지 않았을까?
함지라는 글자가 매직아이처럼 보인다.
메뉴는 이렇다. 돈까스 19000원, 정식은 2만8000원으로 비싸다.
하지만 스프, 샐러드, 후식 커피까지 포함된 것을 감안하고 분위기 좋은 것을 생각하면 이 정도야....
요즘 파스타 하나도 2만원인데...
생선까스와 심각하게 고민하다가 돈까스와 정식 주문
스프는 2가지, 크림과 채소 스프가 있다.
둘 다 괜찮다.
이건 채소 스프..
그린 샐러드도 나온다.
단무지...
어릴 때 동그란 단무지만 보다가
경양식집에서 긴 네모난 단무지를 보고 놀랐었는데..
여기는 이렇게 깍두기처럼 나온다.
김치도 나옴
기다림...
예전에는 빵 또는 밥 중에 선택을 했어야 하는데
함지는 빵과 밥이 모두 나온다.
따뜻하게 나온 빵이 아주 맛있었다.
바닥이 어쩜 이렇게 깨끗할까?
가구도 낡았지만 깔끔했다.
테이블보도....
밥도 나옴
돈까스.. 양은 꽤 된다.
정식도 나옴....
함박스테이크와 돈까스, 새우가 같이 나오는 구성
비싸다고 생각했는데 이 정도로 나오면 이 가격은 받아야 할 것 같음.
돈까스가 요즘에는 보기 어려운 부드러운 빵가루였다.
입안에 넣으니... 어린시절 방문했던 경양식집이 떠올랐다.
손님은 적당히 있었는데 우리만 관광객이고 대부분은 주인장과 아시는 가족단위 손님분들이었다.
좋은 날, 모임이라 같이 온 것 같다.
소란스럽지 않고 조용하게 모임을 할 수 있도록 방이 곳곳에 있다.
가게에 들어올 때, 나갈 때 주인장과 손님들이 서로 안부를 묻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새우...
함박스테이크도 맛있었다.
이런 물잡도 요즘 보기 어려운데...
처음에는 비싸다고 생각했던 음식들이
먹으면서 점점 수긍이 됐다.
그리고 다닥다닥 붙어서.. 소란스럽게 먹어야 했던 식당들과는 확실히 다른..
편안함을 느낄 수 있었다.
먼지를 찾아보기 어려움
후식은 아이스크림 또는 커피..
콜라와 사이다도 있다는 데, 사이다를 주문하면 점원분께서 와인처럼 따라주신다고...
다음에는 사이다로..
설탕...
오래된 오디오가 있었다.
나올 때는... 다음에도 또 와야겠다.
부모님을 모시고 오고 싶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모범업소 맞음.
밖으로 나오니 2022년...
춘천은 고양이도 여유가 있는 것 같다.
이제는 찾아보기 어려운 형태의 분식집...
김밥천국과 프랜차이즈만 남았는데...
다음에는 여기도 들려야겠다.
함지는 이런 경양식집에 대한 기억이 없는 사람.
오래된 것, 전통적인 것을 좋아하는 사람은 아주 좋아할만한 식당이고.
그냥 돈까스 식당을 찾아서 들어왔다면 '왜 이렇게 비싸' 하고 나갈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너무 좋았다. 그냥 음식을 먹는 것이 아니라
추억이 담긴 즐거운 식사의 경험을 했기 때문이다.
춘천이 점점 좋아지고 있다.(김진태 빼고)
오늘도 고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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