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P's : Joh가 미국으로 가면서 아끼던 물건 중 가져갈 수 없는 것을 한 보따리 주고 갔다.
레고와 게임기, 카메라 등.
당근에다 판매하려고 하니 시간도 없고, 감정 낭비 같아서
큰 것들만 판매하고 나머지는 필요한 사람들에게 나눠주었다고.
딱 1년만 살아본다고 육아휴직을 내고 갔다가
원래는 돌아와서 한국에서 살려고 했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아이를 한국에서 키우는 것보다 미국에서 키우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몇 일 고민하다가 혹시나 해서 남겨뒀던 한국 생활을 마감하고
미국으로 갔다.
미국에서 살면서 불편한 점도 있지만 생활, 교육, 앞으로의 진로를 생각해보니 미국쪽으로 기울었다고.
충격적인 대선 결과의 문제도 조금 작용했다고 한다. (그런데 미국에서 다시 트럼프가 된다면 ? -_-;)
Joh가 그러는데 미국에서 살면서 가장 화가 났던 것은
"이렇게 좋은 날씨, 환경에서 살면서 미국 사람들 불평을 가지면 안돼!"라고 문득 문득 욱! 했다고....
물론 미국에서도 이상한 사람들, 느린 시스템, 여러 가지 문제들을 겪었지만
그 불편함의 전부가 한국에서 살면서 느끼는 불편함의 전부보다
적기 때문에... 미국에서 살기로 했다고 한다.
미국에서 사는 것을 가정했을 때의 몇 년뒤 자신의 모습, 가족의 모습이
한국에서 사는 것을 가정했을 때보다 더 나아서 결정했다고.
그러고 보면 좀 씁쓸한 결과다.
우리나라가 많이 바뀌었지만 둘 중에 어떤 것을 선호하는지가 아니라
더 나은 선택을 한 것이니...
사실 모든 지역, 인종, 직업마다 부심이 있어서... 홈그라운드의 장점이 있는 것인데.
그걸 털어버릴 정도였으면 정말로 미국 생활이 좋았나보다.
물론 새롭게 시작한다는 막연한 두려움도 있겠지만, 중요한 결정을 한 Joh에게 좋은 일만 있기를...
다시 만나게 되면 우리나라가 아니라 미국일 가능성이 더 많을 것 같다.
헤어짐은 언제나 아쉬움을 남긴다.
서울에 같이 있다고 해서 자주 보는 것은 아니지만 당분간 못본다고 생각하니 아쉬웠다.
뭐 하나라도 더 챙겨주고 싶은 마음은 이럴 때 생긴다.
Joh를 만나러 가는 길에 타코야끼 파는 곳이 보여서 하나 사서 들고 가고..
훌쩍 커버린 아이들을 위해서 여권 지갑에 있던 10불 짜리를 챙겼다.
다시 볼 때는 더 큰 모습이 되어 있겠지.
아무튼 남겨놓은 것을 보니
애정이 가득한 레고들이다.
언젠가인지는 모르겠지만, 나중에 돌아올 때를 대비해서 잘 보관하고 있겠다고 했다.
건강하고 행복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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