뭔가 필요했다. 벌려놓은 일들 때문에 주말도 없이 몇 달째 일을 하고 있었다.
뭐 그렇다고 그렇게 열심히 하는 것은 아니고 마음의 짐만.. ㅠ ㅠ
아무 것도 안하는 솔로캠핑을 하려고 했으나..
주문한 캠핑장비가 연기되는 바람에...
흠. 어쩐다. 그냥 가야겠다. 라고 생각하는 차에...
수화기 건너 우하의 한마디.."어 나는 이번주에 여수가~"
음 ....여수...
그럼...나도 데려가~~~
그 얼마나 꿈꿔왔던가. 여수 돌게장 백반을..
그얼마나 꿈꿔왔는가...돌산 대교를...
남해 한려수도를 ,,,
그리고 오동도......어머니가 다녀오시고 그렇게 좋다고 하시던..
여수는 나에게 심리적인 거리로는 홍콩보다 더 먼곳이었다.
그래 가자...일은 좀 나중에 하지 뭐...(사실은 원래 안함. ㅠ ㅠ )
나는 미리 금요일에 밤에 충청도 어디 쯤에서 캠핑을 하고 토요일에 합류하려고 했으나
일이 너무 늦게 끝나는 바람에 토요일 오전에...함께 출발..
국빈 대우 받고 왔음.
세수도 안하고 차가 막히기 전에 광속 질주...휴게소에 도착했다.
휴게소의 재미는 뭐니 뭐니해도 군것질..
오늘도 나는 나를 반하게 만든 고구마과자를 찾았으나 없었다. ㅠ ㅠ
도미노 피자...이런 것도 들어왔구나..
언제나 같으면 우동이나 라면을 먹었겠지만.
오늘은...
짜잔...우하가 만든 완전 몸에 좋은 재료들로 가득찬 파운드 케익..
이번에 우하가 제과 제빵 자격증을 땄다..
만쉐이~ ( 아 나도 학교 좋업장 말고 이런걸 땄어야 하는데..)
아무튼 축하..
맛있다. 담백하다.
좋은것만 먹을 수 있으니 좋다.
한번 돌려볼까 하다가 참았음.
휴게소도 많이 좋아졌다.
피로를 좀 풀어볼까...
커피도 다양해졌다. 스타벅스, 할리스, 엔젤린어스.
이 동네도 경쟁이 치열하군..
그래도 오징어 한마리는 꼭 주문해야지..
가을 하늘이 예술이다. 보고만 있어도 마음과 머리가 정화되는 것 같다.
아 맞어 나 운전하고 있었다.. 씨..
자꾸 운전하는데 우하가 옆에서 저기 좀 보란다...너 누구 편이냐? ㅠ ㅠ
앗 뭐야 바다자나...여수 앞바다는 처음봐...
동네가 정겹게 생겼다.
아파트는 너무 재미가 없다. 간판들도 재미있는 이름들 투성이.
여수 사람들에게는 일상이겠지만 외지인인 나에게는 하나 하나 새롭고 신기한 장면들이다.
계속 달려서 우하 어머니 집으로...
도착하니 벌써 바로, 즉시...차려지는 밥상...
멀리서 우하랑 타잔형님이 온다고 우하 어머니께서 맛있는 요리를 준비하고 계셨다.
아 불청객도 여기 한명 왔습니다.
( 이 냄새를 맡고 바로 휴게소에서 우동을 먹지 않은 것을 얼마나 다행이라고 생각했던지.)
약초를 넣고 삶은 돼지고기를 다시 여러가지 몸에 좋은 양념을 넣고 조리셨다.
고기랑 같이 먹는 무우채...미나리가 들어가 있어서 씹는 맛과 향이 아주 아주~~
이렇게 소금물에 숨을 죽인 배추속을 싸서..
이렇게..해서 먹는다..
* _ *
여수 앞바다에서 잡아오셨다는 꽃게로 만든 찜...알이 꽉찬 암놈으로만 고르셨다고..
흐흑....이 부분에서 감동의 눈물이...
"저 어머니 돌게백반 골목에 가려고 했는데, 꽃게찜을 먹게 되네요,,"
우하 어머니
"그거 여수 사람들은 안먹어. 전부 외지 사람들만 먹지 맛도 없어.."
"아 예... ㅠ ㅠ "
알 꽉차있다.
여기에 밥을 비벼먹으면.... ㅠ ㅠ
감동의 눈물이 흘러나올 뻔..
내가 지금까지 먹었던 꽃게찜 다 무효...
이런 진수성찬을 먹으니 커피믹스가 핸드드립커피보다 맛있다..
오래간만에 마시니 정말 맛있는걸...
소화를 시키러 감을 따러 갔다.
바로 앞이 바다...하...
나가려는데 아래집에서 그물에 걸린 새우를 가져다 주셨다.
"그냥 몇마리 걸려서 털어서 가져왔어요,," 하고 휙 가시는 아저씨..'
허걱...이런게 그냥 걸리는 새우라니...
감을 따러 옆집으로 갔다. 서울에서 온 강아지라는...
배추...무농약..
이렇게 벌레 먹은 자리가..그래 벌레도 먹고 살아지...
나는 무척 높은 감나무인줄 알았는데 손을 뻗으면 닿을 정도의 높이. 감이 아주 잘 영글었다.
그냥 따면 된다.
무화과 나무도 있다.
이게 무화과구나...완전히 잘익었고 단맛이...+ _ +
감이 주렁 주렁....
손만 뻗으면 잡을 수 있다.
손이 안닿는 곳은 대나무 막대기를 이용해 가지를 비틀면 떨어지는 감을 잽싸게 내가 잡았다.
그리고 나는 외쳤다~
"감 잡았어~"
완벽한 투톱 시스템....감 따는 것이 이렇게 즐거운 일일 줄이야...
감 풍년이다.
감이라고 다 똑같은 감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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