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P's : 어릴 때 팥빙수에 대한 기억은 파란색의 커다란 빙수기다. 어찌보면 재봉틀처럼 생긴 그 큰 기계에 얼음을 넣고 손잡이를 돌리면 아래에 얼음이 갈려 나온다. 지금은 다 기계식이지만 그 때는 전부 손으로 해야했다. 분식점에 있는 팥빙수는 너무 비싼 음식이라서 사먹을 수 없었다.
그러고 보면 지금은 그래도 먹고 싶은거 대부분 먹을 수 있으니 참 행복한 것이다. 맛있는 음식을 찾아다니지만 결국 좋은 것은 '어머니가 해주시는 밥'이라는 결론이 날 것 같다.
희랍인 조르바를 보면
P197
무슨 음식을 특히 좋아사십니까 영감님?
아무거나 다 좋아하지요. 이건 좋고, 저건 나쁘다고 하는 건 큰 죄악입입지요
"왜요 골라서 먹을 수 없다는 말씀이신가요?"
"안 되지요. 그럴 수는 없습니다"
"왜 안됩니까?"
"굶주리는 사람이 있으니까 그렇지요"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부끄러웠다. 내 마음은 일찍이 그런 품위와 연민의 높이에 이른 적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라는 글귀가 있는데, 이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맛있는 음식 대신 좋은 음식을 찾아다녀야겠다. 그리고 한쪽에는 정말 먹을 것이 없어서 힘들어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겠다.
별다방 미스리는 생길 때부터 알고 있었다. 이 가게 1층이 단골인 장수분식이기 때문인데, 한번도 올라가볼 생각을 하지 않았다. 그러다가 빙수를 파는 것을 알고 한번 올라가보기로 했다. 옛날 분위기를 잔뜩 낸 재미있는 가게였고, 팥빙수 역시 섬세하기 보다는 옛날 분식점에서 먹던 그런 분위기였다. 일단 양으로 승부하는 곳이기 때문에 팥빙수를 많이 먹고 싶을 때 좋은 곳이라는 생각이...팥빙수 외에 명동에서 시간 보내기는 좋은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식사도 가능하고 어떤 음료던지(식사마저 리필이 가능하다) 넉넉한 먹거리와 쉴거리를 제공한다.
상호 : 별다방
주소 : 서울 중구 을지로2가 199-1 2층
전화 : 02-755-0939
추천 : ★★☆☆☆ (팥빙수) ★★★☆☆(오랫동안 친구들과 얘기할 때..)
재방 : 팥빙수보다 옛날 도시락 먹으러 한 번 더 가보고 싶다.
위치 :
2층과 3층. 그리고 3층은 복층으로 되어 있다.
리필을 마음껏 해주는 것이 마음을 가볍게 해준다.
아 점심 메뉴는 할인이 된다 :)
내부는 이런 쪽지들로 가득...
Wow 어릴적 월드컵의 꿈을 꾸게 해줬던....
이건 처음보는데 이런 것도 있었나 보다.
내부는 이렇다.
흥미진진했던 뱀주사위 놀이도...
한 테이블에 하나씩 뽑기 기회도 준다.
메누는 이렇다. 차가 6500원으로 다른 곳에 비해 비싼 편인데 그 이유는 리필이 무한대이기 때문...비싼 명동 물가를 생각하면 적당한 수준이다.
단 차만 마시고 바로 갈 경우에는 비싸다. 다행히 점심시간에는 할인이 된다 :)
곳곳에 여러가지 이벤트가....
벽에 붙이는 메모지...
아무튼 여러가지 재미있는 곳이다.
밥을 먹고 왔기 때문에 도시락은 한개만 주문 -_-;
추억의 도시락...이름부터 웬지 먹어야 할 것 같은 느낌...
역시나..이날의 주인공은 팥빙수가 아니라 도시락이었다. ㅠ ㅠ 주변에 보니 아예 점심을 이렇게 해결하시는 분들도 많았다.
하긴 괜찮은 식당 찾기 어려운 명동에서 이정도면 아주 훌륭하다.
냄비빙수...토핑이 얼마나 많은지 빙수는 보이지 않는다. 사실 이런 여러가지 잔뜩 들어간 팥빙수는...
너무 좋다 :)
는 아니고..지양하려 했지만. 가끔 이런 빙수도 먹고 싶을 때가....
DH과 팥빙수 전에 식사를....(우리 방금 밥 먹고 오지 않았냐? -_-;)
아무튼 이 불량식품스러운 빙수도 나름 나쁘지 않았다.
뽑기는 신중하게....
망했다. -_- 뭐 그래도 꽝이 아닌 것을 다행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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