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를 탈 때. 여러가지 기내식을 먹어보는데, 작은 그릇에 옹기 종기 모여 있는 것을 보는 것만으로도 귀엽다.
그런데 먹고 나면 속이 더부룩해서(종일 앉아있는데 어찌보면 당연...) 부담스럽다.
그래도 국적기를 타면 비빔밥이나 소고기 덮밥 같은 메뉴가 있어서 그나마 안심이 되기도 함.
국내 항공업계 영원한 맞수,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비빔밥의 차이가 어느정도 있는지 좀 궁금했다.
하지만 자주 비행기를 타는 것도 아니고 시간차가 있어서 공정한? 비교를 하는 것도 힘들었다.
두 항공사는 매년 알 수 없는 서비스 측정지수를 들고 나와 서로 잘했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나로서는 알 수가 없는 바고.
다행히 이번 출장이 가는 것은 대한항공, 오는 것은 아시아나를 탈 수 있었는데 그래서 두 항공사의 대표 기내식 비빔밥을 비교해보기로..
(나만 궁금한거야? -_-;))
우선 대한항공부터....이 꿀땅콩...이건 대한항공이 압도적이다. 아시아나 땅콩은 여러가지 종류 견과류가 들어 있지만, 그래도 이 대한한공 꿀땅콩은 얼마나 맛있는지
항상 '하나 더'를 외치게 된다.
대한항공은 고추장 세트 이런거 팔지 말고 이 땅콩세트를 면세쇼핑카트에 넣어달라!
아 그리고 구아바 주스가 빠질 수 없다. 아시아나에 없는 구아바 주스,,,땅콩과 절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다.
아 그리고 토마토 주스도 묘한 차이가 있는데, 대한항공 토마토 주스는 **농장 토마토 주스, 아시아나는 V8 토마토 주스와 같은 맛이다.
어릴 때 V8 토마토 주스를 먹고 고통스러웠던 기억을 떠올리게 해준다. 물론 몸에는 더 좋을 것 같다.
운이 좋아서 최신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탑재된...좌석에 앉았다. 최근에 인포테인먼트 화면이 커지고, 영화, 뉴스, 노래, 신문 많은 것들이 새로 들어온다.
이전에는 프로젝터로 영사된 것을 봐야했는데...이제는 앞에 머리 큰 아저씨가 앉아도 상관없다. 다행이다.
그래도 어릴 때 고속버스 안에서 휴게소 지나면 틀어주던 보던 중국영화의 감동에는 미치지 못한다.
아이패드 보다 화면이 더 크다. 하지만 너무 많은 기능이 들어가서 인지..이날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리셋만 10번 한 것 같다. 결국 목적지에 도착하는 13시간 동안 제대로 서비스 받을 수 없었다.
차라리 아이패드 한대씩 걸어주면 될 것 같은데..
지루해지던 찰라 오늘의 대상 비빔밥이 나왔다. 짜잔~ (나만 기대한 건가? -_-;)
구성은 즉석밥과 나물, 고추장, 무 말랭이, 떡, 미역국이다.
앗 당연히 즉석밥은 햇반인 줄 알았는데 농심이다. 이럴수가. 업계 1위를 자랑하는 대한항공이 농심 즉석밥을 쓸 줄이야.
물론 농심밥이라고 맛이 햇반과 크게 다르진 않지만. 아무튼 예상외였다.
이렇게 밥을 넣고 쓱쓱 비빈다.
앗 고추장 볶음이 빠졌다. 그동안 수 많은 출장자들과 유학생, 배낭여행객들의 친구가 됐던 고추장 볶음. 면세품으로 팔기도 하는 고추장 볶음.
(대부분 하나 더 달라고 해서 가져가지만...)
고추장 볶음의 제조원은 바로....
사조산업이다. -_-; 참치만 잡는 줄 알았는데 고추장도 만드는구나. 혹시 성분에 참치가 있는지 꼼꼼하게 살펴봤지만 없었다.
매번 까먹고 안넣는 참기름....백설 참기름이다. 이거 맨 아래 있기 때문에 잘 찾아봐야 한다. 안그러면 다 먹고 나서 발견하기 쉽다.
음 성분보니 굳이 안넣어도 될 것 같다.
미역국...이건 또 CJ꺼다. 즉석 미역국으로 물만 넣으면 바로 먹을 수 있다.
바지락이 들어 있다는데 관측된 적은 없다.
그런데 이 미역국에는 불만이 좀 많다. 미역도 너무 적고, 국물 맛도 너무 싱거워서 비빔밥과 잘 어울리지 않는다. 차라리 콩나물 국이 더 좋을 것 같은데..
무 말랭이 이건 마음에 든다. 오도독 오도독 씹히는 것이 꽤 괜찮다.
디저트 복 떡 세트. 두 개 밖에 안들어 있으니 세트가 아니라 듀엣, 듀오 정도로 이름을 바꾸면 더 좋을텐데. 이것도 좋음.
팥이 중국산이다 ㅜ ㅜ
밥을 모두 다 넣으면 양이 너무 많다. 2/3쯤 넣고 포크로 살살 달래주면서 비벼서 먹는다.
이 좁은 공간에서, 그래도 때 마다 나오는 기내식은 먹으면 부담스럽고 안먹기는 아쉬운 계륵 같은 존재.
그래도 비빔밥이라서 반갑다. 당분간은 한식을 못 먹을테니..
라고 생각했는데...한식만 먹다가 돌아옴 ㅠ ㅠ
복 떡으로 마무리...
대한항공 커피가 꽤 괜찮다. 커피는 내가 타본 항공사 중 젤 좋음.
영화를 보기로 한다. 아쉽게 종류는 많지 않음.
오히려 드라마가 재미있는데 그 중에 베스트셀러극장이나 드라마시티에 재미있는 것들이 있다.
여전히 게임 부문은 그대로인 것이 아쉽다. 재믹스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게임들.
그래도 컨트롤러는 확실하다. 아 그리고 비행기에서 문자 보낼 수 있다. 1.25불. 그런데 수신은 안됨
이 아타리 게임을 해보고 타임머신을 타고 돌아간 느낌을 받았다. 이건 라이센스가 모두 풀려서 올려 놓은 것일까?
각 항공사마다 자체 잡지가 있어서 새로운 취항지, 또는 관광지에 대한 소개를 하는데, 대한항공 모닝캄 잡지 수준이 매우 높고, 유익한 기사들이 많다.
매번 메모를 하게 만든다.
이렇게 한참 놀다가 잠이 들었다 .
누가 깨우는 소리에 일어났다.
두 번째 기내식 -_-;
이번 기내식은 죽과 계란요리 중에 고르게 되어있다. 사실 이 기내식의 선택은 어릴 때 자장과 짬뽕의 선택보다 더 갈등을 하게 만든다.
나 같은 사람을 위해 짬짜면 같은 메뉴를 만들어 달라!!( 나만 원하는 건가? -_-;))
고민을 하다가 죽으로 선택. 소화도 안되는데 또 묵직한 것을 먹을 수 없다.
이건 또 햇반이다. 녹차죽이라는데 녹차 느낌은 별로 없음.
왜 이건 햇반인가?
음 녹차 분말이 조금 들어 있군.
뜨거운 죽에...
알맹이를 뿌리고....한입 떠 먹으면..
.
.
그 맛은...
알 수가 없고..
바로 입천장 데어 버린다. -_-;
'으 허허 허허~ ' (기괴한 신음 소리에 옆에서 자고 있던 중국인 깸 -_-:)
이 상태로 입국심사 받으면 바로 귀국 조치 받을 듯.
'왓츠 유어 퍼포즈 오브 디스 트립?'
'으 허허 허허~'
'-_-; '
포크는 왜 주는 건가?
이렇게 큰 포크 볼 때마다 일급살인 영화가 떠오르는 건 나 뿐인가?
사실 죽을 택하는 이유는 이 영양찰약밥이 따라 나오기 때문이다. 죽을 먹고 이 약밥을 먹으면 아주 든든하다.
(자세히 보니 계란요리에도 약밥이 디저트다. -_-;)
그냥 단품으로 팔아도 사고 싶을 만큼 맛있음.
역시 커피 한잔...
어느덧 목적지에...
보면 알겠지만. 착륙할 때까지도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무한 리셋을 반복하고 있었다
한번 리셋하는데 20분 정도 걸리는데, 아마 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자동차 비포 내비게이션처럼 수백만원 할 것 같다.
그냥 USB 충전기 하나 놔두고 태블릿 거치할 수 있게 하면 좋을텐데..
그리고 이제 일정 마치고 돌아오는길..
아시아나다..이날 비행기 놓칠 뻔 했는데..아니 놓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는데..
아시아나 직원들 덕분에 올 수 있었다. 흑흑..아시아나 만세~ ㅠ ㅠ
출장 돌아오는 길...아시아나를 탔다.
아 항상 좌석 배치가 어느쪽인지 헤깔렸는데, 저기 그림에 있는 사람이 나다. 그러므로 내 바로 앞에 있는 좌석이 21G가 되는 것이다.
나만 몰랐나? -_-;
착석...이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분석부터...
아시아나 담요가 더 깔끔하게 바뀌었다.
기내 면세품은 아시아나가 확실히 약한듯. 대한항공과 거의 똑같은데 선택 폭이 더 좁다
기대식 배급 시작. 일단 따끈한 수건 부터..
아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옷 이것은 슈퍼패미컴과 거의 동일한 조이패드다..
이걸로 과연 전화를 거는 사람이 있을까?
망했다. 옛날 비행기다. 영화나 드라마를 내가 선택할 수 없고, 채널만 옮겨다니며 볼 수 있다. 이 때문에 영화를 처음부터 보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땅콩을 시켜본다. 분명히 아시아나 땅콩이 더 좋은데도 불구하고 자꾸 대한항공 꿀땅콩이 생각난다.
아시아나 비빔밥...
그냥 쓰윽 보기에도 나물이 훨씬 많다.
햇반~!! 농심 즉석밥이 아닌 햇반...(맛은 비슷하겠지만. 햇반은 스카치테이프 같은 대명사가 되어 버렸으니..)
나물이 대한항공 쪽보다 훨씬 풍부하다. 숨도 다 살아있고...먹음직스러웠다.
아 이 북어국...아무것도 씹히는 것 없는 대한항공 미역국보다 좋다. 뜨거운물 넣으면 알아서 펴짐. 하지만 한번 휘 휙 ~ 섞어줘야 한다.
안그러면 맨 마지막에 아주 짠 맛을 보게 된다.
헛...모밀국수가 따라나온다 :)
고추장은 우리쌀 고추장...
국물은 따로 나오는데 이렇게 부어서 먹거나, 적셔서 먹으면 된다. 고추냉이가 있으면 딱 좋겠는데...
면은 살짝 불어있지만 먹을만했다.
이 앙증맞은 식기를 보라..
비빔밥 먹는 방법도 있다. 비빔밥에 먹는 법을 모르는 사람이 있느냐? 할 수도 있겠지만 비빔밥을 처음보는 사람에게는 아주 어려운 문제다.
나는 밥과 나물을 번갈아 떠먹는 외국인들을 수 없이 봐왔다.
세계 각 국 언어로 쓰여져 있다.
일단 모밀부터..음..이거 먹을만하군...
아 고추냉이만 조금 풀어서 먹으면 딱 좋을텐데...
고추장에도 조금 중국산 원료가 들어가는군...
역시 밥을 2/3정도만 넣어서 쓱싹 쓱싹....나물이 많아서 확실히 맛있다 :)
다먹고 발견했다. 고추냉이(와사비) -_-;
커피 요청....음....커피는 역시 대항항공 쪽이...
정말 커피 마시고 눈 감고 눈 뜨니 바로 두 번째 기내식이 나왔다. -_-; 소고기와 닭고기 중 소고기 선택..
소고기 볶음이었다. 스테이크가 아니라 다행....
연어샐러드와 과일...
연어가 아주 두툼하다.
다시 커피로 마무리..(바로 잠듬 -_-;)
출장 중 찍은 사진을 정리....아이패드
아 그리고 아시아나에서 마음에 드는 것은 내리기 전 유니세프 모금을 한다는 것...
아주 괜찮은 아이디어. :)
언젠가부터 기내식으로 자리 잡은 비빔밥. 비빔밥 없었음을 때는 어떻게 이 긴 시간을 버텼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비빔밥은 국적기 대표 메뉴로 자리 잡았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비빔밥은 모두 괜찮았지만 둘 중 하나를 고르라면 '아시아나'다.
풍성하고 싱싱한 나물, 햇반 에 높은 점수...
( 아 이런거라도 안하면 비행기에서 너무 심심함 ㅠ ㅠ )
비몽 사몽간에 쓴 거라 오타 많을 것으로 예상됨...차차 고치겠음 ㅠ ㅠ
오늘도 기분이 좋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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