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간식/Books

[BP/BOOKS] 기타노 다케시의 생각노트

bass007 2016. 7. 31. 03:19


BP's : 기타노 다케시. 우리나라로 치면 이경규님 정도 될 것 같다 

일본에 있을 때, 한창 그의 전성기라서 TV를 틀면 나오는 사람이었고, 별로 웃기지도 않고, 잘생기지도 않았는데 프로그램 주인장 역할을 하고 있었다. 

마치 예능 프로그램의 선생님과 같은 역할이라고나 할까? 

다른 예능인들을 평가하는 역할이었다. 


무뚝뚝하게 생겼고, 말도 함부로 한다. 다른 사람들 혼내고 그랬던 것 같다.  

그리고 그의 영화 하나비나 아웃레이지 같은 것을 보고 '이 아저씨 완전히 돌아이구나' 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키즈리턴이나 기쿠지로의 여름을 보고 좀 생각이 달라졌다. ( 그 안에서 연기는 어색하다) 

나름대로 뭔가 있는 분이구나. 하고. 


나중에 알고 보니 긴 무명생활을 거쳐, 언더그라운드라고 할 수 있는 곳에서 만담으로 인기를 끌어, TV에 진출한 인물이다.

현장에서 수 많은 경험을 통해 단련된... 


그리고 엄청난 문제유발자이기도 하다. 연애 문제도 있고, 바이크 사고로 죽다가 살아나기도 하고, 언론사를 찾아가 편집장을 폭행하는 등... 

그야말로 풍운아.. 


그의 생각을 담은 생각노트. 읽어보니 남다른 무언가가 있다. 특히, 인터넷이나 스마트폰 등에 대한 생각은 신선했다.


P45

죽는 것은 두렵지만 그 반면에 재미있는 점도 있다. 적어도 죽으면 죽은 뒤에 어떻게 되는지는 알게 된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알지도 모른다'고 해야할까? 


P62

이제는 아이들에게 편의점에서 사 온 것만 먹이고 있으니, 편의점이 엄마라는 말까지 나온다. 

편의점이 엄마이고, 주차장은 일가가 단란하게 모이는 공간이 아닐까? 

요즘은 사랑도 편의점에서 팔고 있을지 모른다. 


P88 

휴대전화는 확실히 편리한 것 같지만, 다른 면에서 보면 언제 어디서 누구하고든 이야기를 하는데 돈이 들게 되었다는 뜻이다. 

그 휴대전화에 이메일이니 카메라니 인터넷 기능까지 추가되어서 더욱 편리해졌다고 기뻐하지만, 그것도 다른 각도에서 보면 기업이 개인으로부터 돈을 뜯어내는 방법이 보다 교묘해졌음을 의미한다. 


옛날에는 사람들을 채찍으로 때려가며 공물을 징수했다. 하지만 지금은 휴대전화만 주면 모두들 열심히 돈을 낸다. 

옛날 유럽에서는 백성이 결혼을 하면 그 신부와의 첫날밤은 영주의 것이었다고 한다. 그게 싫은 사람은 돈을 내라고 해서 결혼세라는 것을 징수했다. 

그렇게 터무니없는 제도를 생각해낸 인간도 있지만, 그 악랄한 영주조차 백성들이 누군가와 이야기를 할 때마다 돈을 징수할 생각은 못했을 것이다. 

과거의 악덕 영주가 현대에 되살아나 휴대전화를 보게 된다면 아마 기뻐 날뛰면서 춤을 출 것이다. 


P119 

코미디 뿐 아니라 음악 등 예술 전반이 모두 그런 상황에 빠져 있다. 새로운 것이 태어나지를 않고 있다. 얼핏 보기에는 새로운 것 같아도, 잘 보면 엤날에 나온 것을 재탕하고 있을 뿐이다. 


P122 

나는 줄곧 포르쉐를 동경했다. 

막상 차를 타보고 놀랐다. 포르쉐에 탔더니 포르쉐가 보이지 않는 것이다. 신호 대기하는 동안에 빌딩 쇼윈도에 내가 탄 포르쉐가 비치는 것을 보고서야 '역시 포르쉐는 멋있구나'하고 기뻐했을 정도다. 


그래서 친구를 불러내어 포르쉐의 열쇠를 건네면서 부탁했다. '이 차로 고속도로를 달려줘' 

나는 택시를 타고 그 뒤를 쫓아가며 내 포르쉐가 달리는 모습을 바라보았다. 

택시 조수석에 앉아서 "좋죠? 저 포르쉐, 내 거요"라고 했더니, 기사가 깜짝 놀라서 물었다. 

"왜 직접 안 타십니까?"

"바보군요, 내가 타면 포르쉐가 안 보이잖아요" 


P125 

우리 집은 가난했지만, 어머니는 절대 덤핑하듯 파는 가게에 가서 줄을 서지 않으셨다. 

아무리 먼 가게여도 1엔짜리를 사는 손님도 소중하게 대하는 가게에 다니셨다. 


P131

스승을 따라 분수에 맞지 않는 고급 요릿집에 따라가곤 했다. 멋진 사람은 이럴 때 자연스럽게 상대의 입장을 감안하여 "이 녀석한테는 좀 불편하겠구나"하는 것을 간파하고 능숙하게 감싸준다. 가게 수준을 그에게 맞게 끌어내려 편하게 해주는 것이다. 물론 나중에 주인에게 몰래 사과한다. 


P142

나이 든 사람들은 걸핏하면 자기 자랑만 늘어놓고 싶어 한다. 하지만 자랑은 한 푼도 득이 되지 않고, 그 자리의 분위기만 흐릴 뿐이다. 남의 자랑을 들어보면 잘 알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자랑보다는 상대의 이애기를 잘 듣는 편이 훨씬 좋다. 


요리사를 만나면 요리에 대해, 운전사를 만나면 차에 대해, 스님을 만나면 그 세계에 대해, 뭐든 아는 척하지 말고 순수한 기분으로 물어보라. 

자랑 따위를 하는 것보다 훨씬 화젯거리가 풍부해지고, 무엇보다 그 자리가 즐거워 진다. 


P143 

우물물을 펌프질 할 때 마중물을 부어주지 않으면 물이 나오지 않듯이, 사람들과의 대화에도 그런 물이 필요하다. 


P152 

관객은 자기는 출연자를 보고 있으면서 그 출연자가 자기를 보고 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P158 

세간의 지성이 쇠퇴하고 있다. 

IT로 세계가 묶이고, 사람과 사람 사이의 커뮤니케이션이 진화하고 풍요로워졌다고 말하지만, 그것부터가 거짓말이다. 최신 기술의 은혜를 가장 많이 받고 있는 젊은이들이 점점 고독해지고 있다. 

지나가는 사람에게 스프레이를 뿌리고 기뻐하는 인간도 고독할 거라고 생각한다. 


인터넷은 편리하지만 거기에는 함정도 있다. 

산을 오르는데, 헬리콥터로 정상에 가봐야 별로 재미가 없다. 

책을 살 때도 인터넷으로 사기보단 역시 서점에 가서 사야 제맛이다. 


서점에는 시시한 책이나 사고 싶지 않은 책도 진열되어 있다. 그 사이를 어슬렁어슬렁 걸어 다니는 것이 중요하다. 

사고 싶은 책이 있어서 서점에 갔다가 전혀 다른 책을 사는 경우도 있다. 그런 책이 의외로 도움이 되기도 한다. 

와인을 살 때도 인터넷으로 찾아보면 어떤 와인이 좋은지 금방 알 수 있다. 

그러나 저급 와인도 함께 진열되어 있는 가게에 직접 가보지 않으면 역시 와인에 대해서 제대로 알 수 없다. 


yes24

http://www.yes24.com/24/goods/3408407


기타노 다케시 

https://ko.wikipedia.org/wiki/%ED%82%A4%ED%83%80%EB%85%B8_%ED%83%80%EC%BC%80%EC%8B%9C


프라이데이 습격사건 관련 기사 

http://jpnews.kr/sub_read.html?uid=11454&section=sc1



그의 영화 중 가장 좋아하는 키쿠지로의 여름



키쿠지로의 여름 O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