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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5월의 마지막 월요일...

by bass007 2008. 5. 27.

2008년 5월의 마지막 월요일...

출근 하는데 시청 주위에 벌써 의경차들이 가득...



2008년 5월의 마지막 월요일...

철창을 언젠가 부터 다시 달았네...



2008년 5월의 마지막 월요일...

두겹으로 자리를 차지하고 있어서...정체가 심했다..저 안에서 밥먹는 의경들 모습이 보인다..



2008년 5월의 마지막 월요일...

오늘 저녁에도 시위가 있다는데...청계천은 아직 평온하다...동아일보는 청계천 근처라서 더 욕을 먹는 듯...조선은 앞에서 막아주고 중앙은 조금 떨어져 있으니..



2008년 5월의 마지막 월요일...

곳곳에 의경들이 있다. 부산쪽에서 온 의경들도 있는걸 보니 올라올 의경들은 거의 올라왔다고 봐야지...요즘은 과격한 시위가 줄었는데..얘네들은 훈련 어떻게 하나?

완전방진 진압복 착용해보는 의경들도 눈에 보인다.

서울에 의경이 부족하면 지방에서 충원하기도 하는데

이중에는 시위를 처음본 의경들도 있다.

대부분 선두는 훈련이 잘된 1기동대가 맡는다..

2008년 5월의 마지막 월요일...

아무튼 밤이 되어서 청계천에 가보기로 한다.

보고 드는 것은 믿을 수 없어서 직접 가보기로 한다..

양복입고 가니..별 말 없겠지..뭐라고 하면 기자라고 해야지..ㅋㅋ



2008년 5월의 마지막 월요일...

동화면세점 앞에 사람들이 갖혀 있다. 양쪽으로 통로는 내주었지만. 도로에서도 이들의 모습이 전혀 안보일정도로 사람으로 막고, 차로 막아놨다.

하지만 시위자들은 촛불만 들고..서로 잡담을 나누기도 하는 등...과격한 구호나 선동은 없었다.



2008년 5월의 마지막 월요일...

청계천 쪽에서는 마이크 소리가 들린다. 가보려고 했는데 차로 둘러 쌓여있다.



2008년 5월의 마지막 월요일...

의경들 어마어마하게 왔군



2008년 5월의 마지막 월요일...

시청쪽으로 돌아서 들어가기로 하고 시청광장으로 가는데 조명이 밝다..

가까이 가보니 무슨 행사를 하는지..국악 연주가 이어졌다.

사람들이 잔디에 앉아서 음악을 감상하고 있다.

몇 건물 뒤에서는 정권퇴진을 외치며 시위를 하고 있는데..

이쪽에서는 음악회라..

아 이 러 니 라는 말을 이때 쓰나보다...



2008년 5월의 마지막 월요일...

시청광장을 빠져나오는데 어떤 외국인이 뷰티풀 코리아~를 외치면서 동영상을 촬영하고 있다. 건너편에는 외신기자들이 '무슨 이런 나라가 있냐?'하고 있을텐데..정말 아이러니다...



2008년 5월의 마지막 월요일...

곰국시집으로 해서 들어가본다. 이쪽도 막을 줄 알았는데 의외로 저지 하는 의경은 없다.



2008년 5월의 마지막 월요일...

사람들은 저 소라탑 쪽에 만든 단상을 주위로 모여 있었다. 그 아래에는 청계천을 배경으로 사진 찍는 사람들...



2008년 5월의 마지막 월요일...

꽤 많은 사람이 모여있다. 뉴스에서는 3000명 이라고 하고, 진보신당 쪽에서는 2~3만이라는데 내가 갔을때는 1만은 안되고 7000~8000정도 되어 보였다.



2008년 5월의 마지막 월요일...

바닥에 물이 있으니 조심하라고 누가 촛불을 켜놨다.



2008년 5월의 마지막 월요일...

모두들 앉아서 시위를 즐기는 분위기였다. 아이들을 데리고 온 부모들도 많아서 깜짝 놀랐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2008년 5월의 마지막 월요일...

바닥에는 유인물들. 초를 나눠주는 사람들도 있었다.



2008년 5월의 마지막 월요일...

나도 초를 들었다. 이렇게 끝에 살짝 걸쳐야 종이컵이 타지 않는다...



2008년 5월의 마지막 월요일...

어제 새벽에 경찰과 충돌하는 장면을 봐서 걱정을 했는데...시위는 평화롭게 진행됐다.



경찰에서 말하는 배후세력이 있는지..

정신없는 학생과 시민들이 나와 있는지..

확인하고 싶었다..

오늘 내가 보고 느낀 것은..

대부분 참여한 사람들이 시위를 한번도 안해본 사람인 것 같았다.


소위 '선수'라고 불리는...시위 전문가들은 못 본 것 같다.

한명이 단상에 올라가서

하고 싶은말하고...구경하는 사람들은 촛불로 응답하는 수준이었다.


진행이 어설프고 서툴러서 답답할 수준이었다.

유인물과 촛불을 나눠주는 사람도 역할이 정해진 것이 아니라

없는 사람오면 주고...옆에서 달라고 하면 전달하고 그런 모습이었다.

그동안 있었던 촛불시위를 통해 시위문화가 한단계 성숙한 것 같다.


앉아 있는 사람들은 분노를 표출하기 위한 격앙된 모습이 아니라.

정돈되고 안정적인 모습이었다. 학생도 있고 직장인도 있고, 노인들도 보였다.

물론 사람들 모이니까 덩달아 따라나온 것 같은 사람도. 가끔 오버 하는 사람도 있었다.

하지만 대다수는 그냥...사람들 이었다.



이전에 시위를 하면서 '왜 이렇게 할까?' 라는 고민을 많이 했다.

이렇게 하면 더 좋을텐데..라는..

예전에 학교 다닐때 선배가

하고 싶은말 하라고 해서


여름에 시위할 경우가 있으면 앞으로 돌이나 위험한 것들을 던지지말고..

설탕물이나 먹물을 던지자고 건의한 적이 있었다 .

설탕물은 끈적이니 여름에 방진복을 입은 의경들 움직임을 더디게 할 것이고.

의경들이 헬멧을 쓰고 있으니 먹물을 던지면 시야를 가려서 그 사이에 충분히 공간을 확보할 수 있을 것 같다고..

그 얘기를 들은 선배는 "좋은 생각이야" 라고 말은 해줬지만...

막상 또  시위하니 나보고 돌맹이 주워오라고 했다. ㅠ ㅠ



선배들이 이전해 해온 시위문화를 그대로 답습하고..

그 틀을 될 수 있으면 벗어나려 하지 않았기 때문에

대중의 지지를 받지 못했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학교 다닐 때도 시위의 의미와 상관없이 민중가요나 구호에 심한 거부감을 가지고 있

친구들이 많았다.

하물며 지금은 더 하겠지..





시위 모습...이 다음에 '넌 내게 반했어' 개사해서 노래부른 아저씨가 재미있었는데...



보수가 변화를 거부하는 것처럼 진보도 변화 없이 이전과 같은 방법으로

대중들을 끌어내려 했기 때문에 몰락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

그런 점을 보면 오늘 내가 본 청계천 상황은 대중들이 중심이 되었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

아쉬운 점은 시위대들이 더 많은 디지털카메라와 인터넷으로 무장했으면 더 효과적이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떻게 보면  경찰 입장에서는 시위대들이 예전처럼 폴리스라인 돌파를 시도하고, 각목을 들고, 화염병을 들고 오길 원하는지 모른다.

하지만 사람들은 그냥 앉아서 서로 얘기를 듣고 하고, 촛불을 들고 있을 뿐이다.

그렇기 때문에 더 많은 사람이 모여들게 된다.

어떤일이 벌어졌더라도 집에 있는 일반인들은 뉴스에서 나오는 비슷한 말과 화면을 통해 상황을 판단할 수 밖에 없다.

인터넷에 떠도는 글이나 사진, ~카더라 라는 말들도

'혹시 이게 불순세력이 올린거 아니야?' 라고

의심이 들을 수도 있다.

하지만 동영상으로 현장 화면을 올리면 글이나 사진보다

객관적인 시각을 제시할 수 있게 된다.

또 경찰들이 성가셔 하는 것중 하나가 그런 동영상이다.

김밥할머니 동영상 때문에 경찰이 발칵 뒤집힌 것을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이번 시위에 내가 또 놀란 것은 시위에 참가하지 않고도 인터넷을 통해 시위현장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시위혁명, 미디어 혁명 두 가지가 동시에 일어나고 있다..

(그러는 와중에 내가 인터넷 서비스 업체 대표라면 시위현장 실시간 중계 서비스를 새로 만들어서 트래픽을 늘릴텐데'라는 생각이.-_-;)

아무튼 2008년 5월 마지막 월요일...청계천에서 본 그 광경은 잊지 못할 것 같다.

2008년 5월의 마지막 월요일...

땅바닥에 떨어져있는 전단...



집에 오는길에 땅바닥에 전단 한장이 떨어져 있다.

생각해 보면 이번 촛불집회는 대학생이나 직장인들이 주도한 것이 아니라

중고등학생들이 만들어낸 것이다.

부끄럽기도 하고 대견하기도 하다.

하지만 이런 순수한 의미에 4.19와 6월 혁명 정신을 붙이는 것은 오버라고 본다.

그냥 싫으니까..말하고 싶으니까 집회를 여는 것이라고

내버려 두면 안될까?

 




p.s 인터넷 중계를 보니 막판 해산때 도로 점거하는

사람들이 있어서 경찰이 연행하는 장면이 보인다.

이런 것은 조율해주는 사람이 있어야 하는데

그런 주체가 없으니..불편하기도 하네..

하지만 그런 사람이 나서면 배후세력으로 몰릴테니..

어쩔 수 없는 불편인 것 같고...

사람들이 너무 흥분했다.

상대방에게 빌미를 주면 안되는데..

경찰과 시위대 모두 다치는 사람 없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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