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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간식/Books

[BP/BOOKS] 야구장 습격사건 -오쿠다 히데오

by bass007 2015. 3. 13.




BP's : 오쿠다 히데오는 특이한 작가다. 그의 작품을 보면 야구와 호텔과 마사지, 그리고 맛있는 것 밖에 없는 것 같다. 

혼자말을 잘하는 사람이고, 충동적이고 일반적이다. 

어쩌면 특이한 것보다 재미있는 작가라고 할 수 있다. 


야구장 습격사건은 어느 잡지에 연재한 글을 모아놓은 것 같은데, 일본과 대만 등의 야구장을 구경가는 것에 대해서 써놓은 글이다. 

사실 별 내용 없는 블로그에나 어울리는 글이기는 하지만 문자의 상상력은 작가의 당황스러운 상황을 경험하는 것과 같은 느낌을 준다. 


가벼운 작품들을 읽었으니 다음편은...'최악'을 선택할 계획..


p188

옛날 일본 집은 기둥이 굵고 토대가 튼튼하다. 거기 있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턱 놓인다. 언제부터 일본인은 30년 만에 가치 제로로 변해버리는 너덜너덜한 집을 짓게 되었을까. 일본 경제는 각 세대가 집을 지어야만 버틸 수 있게 되어 있다. 그것은 가짜 번영이다. 은행이 기뻐할 뿐 아무도 풍요로워지지 않는다. 

사람이 사는 목적이 집 지을 돈을 벌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면, 참으로 서글픈 나라가 아닌가. 


p192

야구 관전에서 가장 감동적인 일은 강한 어께를 가진 외야수의 송구를 두 눈으로 직접 볼 때다. 텔레비전 화면과 달리 한 컷으로 볼 수 있다. 관객의 지갑을 열게 만드는 부분이다. 


p210 

괴롭다. 나는 아이디어와 테크닉으로 소설을 쓸 수 있는 인간이 아니다. 살을 후벼 파지 않으면 한 줄도 나가지 못하는 평범한 인간이다. 


p214 

예전에 읽은 기억이 나는데 식욕, 성욕과 함께 인간의 본능 가운데는 '귀찮아하는' 욕망이 있지 않을까 하는 설을 내세운 사람이 있었다. 

전적으로 지지한다. 내게 '귀찮다'는 것은 아주 근원적인 동기의 하나다. 다소 불이익을 당하더라도 나는 지금 '아무 것도 하지 않는' 상태를 선택하는 놈이다. 


p218

나는 플롯을 세우지 않고 글을 쓰는 작가다. 최악이나 방해 같은 장편소설도 너무 막혀 고생 무지하게 하다가 겨우 완성한 놈들이다. 인터뷰에서는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게 재미있다' 따위의 말을 했지만, 그러나 그건 허장성세. 사실 나는 도무지 플롯을 세우지 못한다. 

다른 작가에게 물어보고 싶다. 어떻게 하면 미리 이야기를 짜서 글을 쓸 수 있는지.


난 안 된다. 도무지 떠오르지 않는다. 이번에도 어떻게든 플롯을 짜보려고 했다. 그래서 한 달 전부터 시간을 들여서 스토리를 생각해보았다. 

그러나 헛된 일이었다. 등장인물을 정하기는 했지만, 그들을 어떻게 움직여야 할지 눈앞이 막막할 뿐이었다. 


재능, 내겐 없는 것 같네요. 


내 방식이란 건 이렇다. 일단 시작은 정한다. 이런 느낌으로 주인공을 등장시켜보자고. 그러지 않으면 아예 시작을 못 하니까, 계획은 거기까지. 나머지는 쓰면서 생각한다. 다음 장면이 떠오르면 앞으로 나가고, 안 떠오르면 못나간다. 

그러니까 중간에 반드시 고생을 한다. 앞으로는 이런 거리, 절대로 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 만큼 고통스럽다. 


내 책상 서랍에는 400매까지 쓰다가 그만둔 장편 소설이 담긴 디스크가 몇 개나 들어 있다. 최악이나 방해는 어쩌다 보니 서랍 신세를 면했을 뿐이다. 이 최악의 효율성. 내가 생각해도 서글프다. 


담배를 한 대 피운 다음 욕조에 물을 받아 목욕. 하지만 거의 까마귀 목욕이다. 나는 5분도 욕조 속에 몸을 담그고 있을 수 없는 인간이다. 


p220

그럭저럭하는 사이에 시간이 흘러 날짜가 바뀌었다. 이렇게 하릴없이 시간을 죽이는 날이 많다. 

평일도, 주말도 따로 없다. 대체로 일을 하면 보낸다. 라기 보다는 일에서 해방되지 않은 상태로 보낸다. 역시 내게는 여행이 필요할지도 모른다. 좀 귀찮긴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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