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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at's Up?

[BP/WU] 평생 기억에 남을 결혼식......

by bass007 2012. 5. 30.



BP's : 언제나 함께였다....중학교 1학년 이후로 줄 곳. 
이전만큼 자주 만나지는 못하지만. 속속들이 가정사 알고, 연애사도 알고....서로 삐치기도...싸우기도... 
그렇게 아주 오랫동안 우리는 만났다.

점심시간만 되면 함께 복도에서 축구를 하고 수업이 끝나면 탁구장과 극장, 오락실을 함께 다녔던 이들과는 하루밤이 짧을 정도로 할 이야기들과 추억들을 많이 만들었다. 얘기하다보면 지난번에 했던 얘기들이기도 하지만.. :)

 필리핀 멸치잡이 소년 쌍와가 결혼을 해서 가게 되었다. 여러 결혼식을 가보지만 사실 기억에 남는 결혼식은 많지 않다. 특별한 이벤트를 해도, 의미있는 주례사를 들어도 결혼식장이 어디었는지, 언제 했는지..수 많은 결혼식들에 파묻혀서 엉켜버린다. 

하지만 이날 결혼식은 아마도 평생 잊혀지지 않을 것 같다. 나 뿐 아니라 이날 결혼식에 온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 일 것이다.  

행복하게 잘살길...아...쌍와의 평탄한 결혼생활도 함께 빌겠음.....


연휴 때 결혼식을 하는 것은 민폐.....그것도 지방에서 하는 것은 더 민폐지만....안갔다가는 후환이 두려워서....양군과 함께 이동...
혼자 오는 줄 알았더니 가족들 다 동원하고 왔다.

아이패드 거치대가 있어서 뭔가 하고 봤더니.....옷걸이로 직접만든...-_-b 육아 9단 답다... 포인트는 고무패킹이 있는 옷걸이여양 한다고 함. 아이패드에 흠집도 안나고 고정도 잘된다고 한다.


차가 엄청 막혔다. 결혼식이 12시 30분이라서 일찍 서둘렀는데...고속도로가 엄청 막힘. 내비게이션과 인터넷 교통정보를 조합해서 샛길로 이동했는데도 차가 많이 막혔다. 나중에 뉴스로 확인하니 역대 최고 수준의 교통난이었다고....

점점 불길한 예감에 휩싸인다. -_- +


-_-; 결혼식은 12시 30분인데 이미 오후 2시가 되어버렸다. 하지만 아직 도착은 못했고 사진도 못찍을 것 같다.
식사도 못하는거 아닌가?
양군과 어디서 밥먹을지 의논했음.
그러다가 사회를 본다는 삥에게 전화를 했는데, 이녀석도 아직 도착을 안한거 아닌가 -_-;
원체 지각을 물 마시듯 하는 삥이지만...(오랜 친구관계 속에서 우리는 삥의 말이 14k 금반지 수준이라는 것을 이미 알고 있다) 사회를 보기로 했으면서 아직도 도착을 안하다니...-)_-

"야 너 누구 결혼식 망칠일 있어!!!" 라고 말했더니..."아 안그래도 내가 늦을 것 같아서 그저께 사회 바꿨어"라고...

"사진은 다 찍었지....밥은 남았냐? (나는 밥이 언제나 중요하다 -_-;)" 라고 물었다...

그랬더니 하는 말이...

"밥 있으니까 걱정마..그리고 늦은거 괜찮아....천천히 와도 돼....신랑도 아직 안왔어 "


0 -_-;     -_-; 0

0 -_-; - - - - 0   (스피커폰으로 이 대화를 듣고 있던 우리들 차안 풍경)

"그게 무슨 소리야 !! 신랑이 안오다니..."

"쌍와도 차 막혀서 아직 안왔어. 8시 50분에 출발했다는데....차가 막혀서 못오고 있데...자세한 것은 나중에 얘기할테니 일단 와"

0 -_-; -_-; 0

0 -_-; - - - - 0

아무튼 그렇게 도착...


아침 일찍 출발했다는 띨도 이제서야 도착.....


12시 30분 결혼식에 2시 30분에 웨딩카 준비하는 삥.....


이 렌트카 픽업하느라 차가 밀려서 늦었다고 함 -_-;


다행히 연휴라서 이날 결혼식은 이후 예식이 없었다. 천만 다행....


현재시간 2시 50분.....결혼식은 12시 30분....


3시가 되어서 식이 시작했다.

주례는 목사님이 보셨는데...

"사랑은 참는 것입니다~ 이 두 커플은 오늘 사랑이 무엇인지를 보여줬습니다. 하객 여러분들도 사랑으로 3시간을 기다려주셨습니다. 이 모든 것이 사랑입니다.
신랑은 하객들을 비롯해 여기에 계신분들을 3시간이나 기다리게 만들었지만. 여전히 사랑으로 참고 우리는 기다렸습니다. 비록 3시간 늦었지만~"
(목사님 목소리는 격앙되셨고....'3시간'이라는 단어가 나올 때마다 신라의 어께가 움찔 하는 것이 느껴졌다. 이날 목사님은 3시간을 거의 10번 넘게...얘기하셨다)


몰랐는데 쌍와 어머니와 영화배우 김수미씨가 친구시라고 하신다. 3시간은 너무 길어서 먼저 가셨다고....


사진 찍는 것도 웃겼다.

사진사 "저 3시간 기다렸거든요...한번에 가시지요..." 라고..ㅋㅋ


어떻게 보면 우리 딱 맞춰 온거네...ㅋ

신랑의 한마디... "야 어디 가지마...나 좀 살려줘....." -_-; 웃고있지만...눈물이 난다.....라는 가사가 떠올랐다.


양군 둘째 딸이 아주 똘망 똘망하다....


식당이 아주 널널하다...

음식이 거의 소진....-_-;  (즉석 음식 해주는 곳도 모두 퇴근)


아무튼 기억에 남는 결혼식....만들어 줘서 고마워..ㅋ

결혼식장에서도 역대 최장 지각한 결혼이라고 했다고..."대부분 이정도 늦으시면 아예 안오시거든요" ㅋㅋ


애들은 모두 파김치....


삥이 꼭 호두과자를 사가야한다고 이동.....여기가 원조라고 하는데 옆에 떠오르는 호두과자집이 있다고...


처음오는 사람은 아마 어디가 원조인지 모를 정도로 호두과자집들이 많았다.


다 맛있어 보임....


나름 맛컬럼리스트인 삥이 추천한 곳은 이곳....


맛이 나쁘지 않다...


특이하게 팥이 아니라 호박....


서울로 올라가는 길....이제는 좀 편한 것 같은데...실제로는 허벅지 꼬집힘 + 바가지 긁힘 콤보를 당하고 있을지도...


내 잘못 아니야....나는 분명히 내가 웨딩카 해준다고 했었어......라고 항변하는 삥.....


예정보다 늦어졌지만...다행히 가족들이랑 놀러가기로 한 것도 좀 늦게 가기로 해서...

아무튼 이렇게 또 우리는 모여서 할 얘기가 하나 더 늘었다...

좋은글, 좋은말, 좋은 생각, 좋은 풍경, 좋은 음악.....좋은 사람..
12시간의 잔상효과
 
오늘도 기분이 좋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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