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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etro/Twosum Pietro

[BP/맛집/투썸/서울대입구] 상냥한 밥집 '지구당'(오야꼬동) ★★★★★

by bass007 2011. 2. 9.



상호 : 지구당
영업시간 : 오후 4시 ~ 밤 9시
주소 : 서울시 관악구 봉천동 1598-23
전화번호 : ?
주차 : 불가 (주변에..)

가족모임 : ★★☆☆☆
친구모임 : ★★★☆☆
회사모임 : ★☆☆☆☆
   데이트 : ★★★★★
   친절도 : ★★★★☆
   청결도 : ★★★★☆
   조용도 : ★★★★★

      가격 : ★★★★★
         맛 : ★★★★★
      추천 : ★★★★★

BP's : 3인 이상 팀은 안 받는다. 조용히 해야함.  월 화 목 토는 규동 
수 금은 오야꼬동 (메뉴는 바뀔 수도 있음)) 

혼자서도 조용하게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음. 
사진촬영은 되나 주위 손님들에게 피해가지 않도록 조심..
점심과 저녁 중간에 쉬는 시간이 있다.
저녁 늦게 재료가 떨어져서 일찍 문을 닫는 때가 있다.

위치 :

http://maps.google.com/maps/place?cid=16611127016627817042&q=%EC%A7%80%EA%B5%AC%EB%8B%B9&hl=en&dtab=0&sll=36.187534,127.888903&sspn=2.856879,2.363614&ie=UTF8&ll=39.867588,119.454346&spn=0,0&z=7







출장과 연말 모임 때문에 근 두 달간 못간 지구당. 오늘은 꼭 가리라 마음을 먹고 지구당으로 돌진...

혹시 혹한기로 닫은 것이 아닌가? 염려됐지만 다행히 열었다.

그런데..


이번 겨울 가장 추운날 인 것 같은날 여기서 40분을 기다렸다. ㅠ  ㅠ

정말로 너무 발이 시려워서 예전에 교통의경할 때 음주단속 생활의 악몽이 떠올랐을 정도...
(생각해보니 그 때 고참들 나쁜 사람들이었던 것 같다. 추운데 양말도 두꺼운거 못신게 하고...
새벽에 잠 안재우고...나이가 어린 것을 떠나서 개념도 양심도 없던 사람들....갑자기 화가 나네..-_-;  그 것도 잠시 ...... 춥다.)


오늘은 오야꼬동 하는날. 수금에만 하던 오야꼬동이 월수금으로 바뀌었다. 일요일은 쉬고 화목토는 규동..

어 500원 올랐다. 뭐 그래도 저렴하니...



바로 옆에 카페 웨일스도 절찬 영업 중~


너무 추워서 아이폰을 꺼낼 수도 없었다. -_-;

그저 왔다 갔다 하면서 가게 앞에 있는 문구들을 읽어볼 수 밖에..

가격 인상했다고 붙어놓은 글...-_-; 지구당이 면목이 없으면 다른 식당들은 몸통까지 없어져야 할 것 같음..



달라진 영업시간...이제 월요일도 한다 ,,휴...

점심을 하지 않는 것은 여전히 아쉽다.


벨은 한번만....



여기 벨을 누르고 자리가 있는지 물어본다. 그냥 문 열어봐도 소용없다, 항상 잠겨 있다 -_-;

처음에는 이런 시스템이 무지 불편했는데...더 편하다는 것을 느꼈다. 안에 들어가는 순간 아주 마음 편하게 밥을 먹을 수 있다.



오야꼬동 메뉴판 측면에서 바라본 모습...(춥다 ..할게 없다 -_-;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쓰러질 것 같았다.
밥 먹으러 왔다가 동사하거나 입돌아가는 것은 너무 창피한 일이 아닌가? -_-; )


음 이런 메모 꼿이도 있었군....

더 읽을 메모도 없다.  -_-;

사람들은 왜 안나오는 걸까?

주위를 둘러본다.


사실 지구당 근처에는 밥집들이 좀 있어서, 기다리다가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을 때가 있다.

그냥 다랑어나 먹을까?


그리고 바로 옆집은 소머리 국밥집이다. 여기도 나쁘지 않다.

'추운데 그냥 국밥 먹어?'


삼겹살에 묵은지?

이런 저런 상상을 해보며 추위를 잊으려 애쓴다.


이렇게 춥고 배고픈날은 시베리아 수용소에 있는 수감자 얘기를 다룬 이반데니소비치의 하루 라는 작품이 꼭 생각난다.

'음 배급 받을 때 이런 기분이 아니었을까..'

바로 뒤에 세명의 남성들이 줄을 선다.

지구당은 세명 이상 손님은 안받기 때문에 이 상태면 들어갈 수가 없다.

홍반장님이 나오셔서  '몇 명이세요?' 라고 물어봤을 때

'세명인데요' 라고 하거나 셋이서 일행인 것을 들키면 절대로 받지 않는다.

한명은 안 먹고 그냥 간다고 해도 안된다.

이해가 가지 않는 룰이다.

하지만 그 룰이 항상 지켜지기 때문에 불만은 없다.

사실 법도 마찬가지 않은가. 아무리 이상한 법이라고 해도 그 것이 누구에게나 동등하게 적용된다면 

이의를 제기할 사람이 없다. 하지만 갈수록 이 법이라는 것이 스판으로 만들어진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고개를 돌려 처음 온 것 같은 세 분들이 '맛있겠다' 라고 떠드는 것을 보면서

'세 명이라고 하면 못 먹어요'라고 알려주고 싶었지만. 

-_-; 참았다. 

내 뒤에 누가 있는 것이 그래도 등 쪽으로 불어주는 바람을 막아줬기 때문에...

홍반장님이 나오시기 바로 전에 알려주면 되는 것이 아닌가? 

라고 생각했지만. 

정말 몸이 꽁꽁 얼어서 입을 열기도 힘들었다. 

결국 1차 심문에 순진하게 답해버리신 세 분의 남성 분들은 그냥 돌아서야 하셨음. 

ㅠ ㅠ 막 죄책감이 밀려온다.

하지만 어쩔 수 없다. 겪어 봤으니 절실하게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아무튼 죄송했다.



생맥주 배달....여기 생맥주도 아주 맛있다.

흠 카스 였군....통을 유심히 본다.

한정된 상황은 고통스럽기도 하지만 새로운 시각을 만들어 주기도 한다.

'이 맥주는 얼지 않나?' 같은..

그리고 문이 열렸다.


정겨운 메뉴판....


오늘도 자동으로 하나 하나....큰 소리를 내지 않아도 된다. 그냥 입모양만 내도 알아서 주신다. 하긴 고를 수 있는 것이 맥주 또는 콜라 둘 중에 하나 밖에 없으니.

조금만더 있으면 텔레파시로 주문하는 법까지 벽에 걸릴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오야꼬동 등장 ㅠ ㅠ

내가 고작 이걸 먹으려고 이 엄동설한에 40분간 발 동동 통통...두리번 두리번.... 호~ 호~ 해가면서

서있을 가치가 있었다. ㅠ ㅠ

맛있다. 딱 2분 전의 상황은 신병훈련소 기억처럼 아득해져간다.


시치미를 가득 뿌려서 먹는다. 내가 이걸 어떻게 두 달이나 참을 수 있었을까?

아 내부 종업원 분이 바뀌셨다. 홍반장님께서 주방장을 맡으신다.

맛은 변함 없이 맛있다. :)


아까 본 맥주도 빠질 수 없다. 카스. 1인당 1잔만 판다. 작은잔이라 부담도 없고 1500원 밖에 안한다.


닭고기 덮밥(오야꼬동) 전경....


일본에서도 오야꼬동 맛있다는 곳 몇 군데를 가봤지만. 내 입맛에는 지구당 쪽이 월등했다.


사실 지구당의 음식은 규동과 오야꼬동 모두 특별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식자재가 워낙 신선하고, 바로 조리한 것을 먹기 때문에 집에서 먹는 밥 느낌이다.
소고기도 닭고기도, 계란도 좋은 것을 쓰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나는 식당에서 이렇게 자세하게 식재료 참고설명을 쓴 글귀를 본 적이 없다. 아 남산김치찌개 빼고...

대부분 밥 - 국산, 고기 - 국산, 김치 - 국산

뭐 이정도다. 이럴 때는 주인이 중국분이 아니기를 바랄 뿐..


내가 마지막 손님이라서 아무도 없었다. 조용하고 맛있는 식사를 할 수 있는 곳. 지구당.


이런 세세함 까지..


오늘도 기분이 좋다 :)

- brupr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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