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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etro/한밤의 간식 ♪~♬

[BP/맛집/명동/돈까스] 명동은 돈까스다! 시간의 양념 '명동돈까스'

by bass007 2010. 10. 12.



상호 : 명동돈까스
종목 : 돈까스  
주소 :
전화번호 :
좌석수 :

주차 : 불가
영업시간 :
휴무 :
예산 : 돈까스 9000원 ~1.2만원

가족모임 : 보통
친구모임 : 보통
회사모임 : 보통
데이트 : 보통

친절도 : 보통
청결도 : 좋음
소음도 : 보통

좋은점 : 한자리에서 오랫동안 변하지 않는 맛.  
아쉬운 점 : 점심 시간에 가면 많이 기다려야함. 정식 메뉴가 있었으면

BP's : 명동은 돈까스다.

위치 : http://maps.google.com/maps?q=%EB%AA%85%EB%8F%99%EB%8F%88%EA%B9%8C%EC%8A%A4&hl=en&cd=1&ei=ba2yTOaIOIfiiwON852OCg&sig2=vaqjRxRbR7hXAge1e_rw_Q&sll=37.655558,127.271118&sspn=1.026341,2.318115&ie=UTF8&view=map&cid=11100148369203900118&ved=0CHwQpQY&hq=%EB%AA%85%EB%8F%99%EB%8F%88%EA%B9%8C%EC%8A%A4&hnear=&ll=37.564455,126.98395&spn=0.004014,0.009055&z=17&iwlo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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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어릴적 명동의 기억은 '돈까스를 먹는 곳'과 '우표를 사러 가는 곳' 이었다.

초등학교 때 우표를 왜 그리 모았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중국 대사관 주위에 우표를 사러 갈때, 그리고 무슨 날이었을 때 부모님과 같이

돈까스를 먹으러 갔을 때다.

당시 돈까스는 모두 경양식집에서 팔고 있었는데 '참피온(챔피언 아님)', '카시오 페아', 등 모두들 멋진 이름이었다.

삼촌들과도 가끔 명동에 갔었는데, 뭐가 그렇게 신기하던지...


명동구경과 돈까스를 먹고 집에 오는 길은 좌석버스를 타고 와야했는데, 좌석버스가 만원이라서 버스정류장에서 많이 기다렸다.

5살이었던 나는 좌석버스를 자석으로 가는 자석버스로 알고 있었는데

'좌석이 없어서 다음 차를 타야 한다'는 삼촌의 말을 듣고,

'음. 자석이 부족하군. 좀 더 많이 싣고 오지..'라고 생각했었다. 그리고 아주 나중에 자석이 좌석인 것을 알고 얼마나 가치관의 혼란을 느꼈던지...

아무튼 명동은 나에게 돈까스다.



그런 명동에 돈까스만 파는 집이 있다. 명동 돈까스. 언제나 자리를 잡고 있는.


돈까스 달인으로 인정.


언제나 정겨운 간판...


사실 명동돈까스의 참맛은 저 1층의 주방장께서 잘라주시는 걸 바로 먹는데 있는데 이날은 사람이 많아서 3층으로 올라갔다.


메뉴는 이렇다.

여기에 무려 마주앙이 있다. 이런 마주 앉은 사람끼리 꼭 먹어야 한다는 마주앙~ (먹어본 적은 없다 -0_-)

아무튼 가격은 8000원부터 1.5만원.

아 왜 함박스테이크와 정식이 없는 걸까? 여러가지가 있는 정식을 먹고 싶은데 -_-;


3층 내부는 이렇다. 하지만 금새 사람들이 가득 찼음.


국내산 쌀, 돈육~ 아 김치는 없음.

원래 없다.



딱 5분만에 이 자리 다 채워졌다.


그 오랜세월동안 명동을 지켜온...


식사를 주문하면 밥과 장국을 같이 주신다. 장국이 아주 맛이 좋다. 야채도 더달라고 하면 더 주심.


돈까스 등장.


난 생선까스로....두 개 모두 튀김옷이 적당히 바삭거리고 아주 깔끔하다.


외계인들 찬조 출연....각 테이블마다 이 소스가 세개씩 있어서, 다른 소스라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짙은 색은 같은 고기 소스.

그런데 왜 세개가 있단 말인가?

두개만 있으면 되는데...

그래서 물어봤더니..아주머니께서 '고기를 많이 먹기 때문'이라는


생선까스도 실하다.


돈까스도 튀김옷이 따로 놀지 않고 잘 붙어있다. 고기는 부드럽고, 양념과 잘 어울린다.


계속 계속 넘어가는...


겨자 양념장을 달라고 하면 따로 주시는데 이것에 찍어 먹는 맛이 참 별미다. 막혔던 코가 뻥 뚫리는 경험 -_-; (아 내가 코로 숨쉬면서 살고 있구나. 하는 경험)


정리 정돈은 샤샤삭 된다. 종업원들은 직원 분들. 아르바이트 생은 거의 없다. 깨끗한 바닥 인증....


배가 부르니 명동 거리를 걸어본다.


예전에 학교 다닐때 직장을 다니게 되면 평일에 밖에 나올 일이 없으니, 평일에도 밖에 돌아다닐 수 있는 직업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그 목적을 달성해서 다행이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이 목적은 직업이 없어도 달성할 수 있지 않은가? -_-; )



명동은 거리 축제중...

돈까스라는 음식이 예전에는 흔히 접하기 어려웠지만 이제는 냉동식품부터 김밥천국까지 다양한 곳에서 먹을 수 있다. 냉동으로 온 돈까스를 렌지에만

데워서 내놓는 곳도 있다.

하지만 그 많은 돈까스 중에 딱 하나만 먹어야 한다면, 그 중 많은 사람들 입에서 명동돈까스가 나올 것이다.

맛? 사실 명동돈까스의 맛이 특이하다거나, 꼭 찾아가서 먹는 맛은 아니다.

맛있는 것은 맞지만 이 정도 맛을 내는 돈까스 집은 주변에서도 잘 찾아보면 볼 수 있다.

가장 적절한 맛을 제공하는 허수아비 돈까스도 맛이 괜찮다.

하지만 명동돈까스를 가야 하는 것은 맛 뿐만 아니라 시간이 녹아 들어 있기 때문이다.

음식의 '맛'을 결정하는 것은 '맛' 뿐만 아니라 여러가지 요소가 들어간다.

분위기, 시각, 냄새, 주인아저씨....

명동돈까스는 시간과 추억이 들어가 있다.

그 한자리에서 수 많은 사람들이 단순히 식사를 해결한 것이 아니라, 누군가의 생일과 누군가의 기념일, 졸업식, 입학식을 챙겼을 것이다.

그래서 명동돈까스는 '맛'으로만 평가할 수 없는 것이다. 

오래된 음식점들이 하나둘씩 사라지는 가운데, 그 간판만봐도 가슴이 벅차오르는 그런 집들이 남았있을 때 한번이라도 더 가봐야겠다.


오늘도 기분이 좋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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